전 세계 클래식 작품을 실감나는 'KMJ 뮤지엄'의 XR 공간에서 만나보세요.
친절한 도슨트와 함께 이제 '주말엔 아트'입니다.
오늘날엔 “그냥 나체화 아닌가?” 하고 지나칠 수 있지만, 1865년 파리의 살롱전에 등장한 마네의 ‘올랭피아’는 당시 미술계를 발칵 뒤집어놓았습니다. 전시장에서는 그림 앞에 사람들이 몰려들어 “저건 예술이 아니라 스캔들이야!”라며 소리를 지르고, 어떤 이는 지팡이로 그림을 찌르려 했다는 기록까지 남아 있죠.
작품명: 올랭피아
작가: 에두아르 마네
제작 연도: 1863년
기법: 캔버스에 유화
크기: 130 x 190 cm
소장처: 프랑스 파리 오르세 미술관
신화에서 현실로, 금기를 깨다
1865년, 마네가 이 그림을 살롱에 출품했을 때, 사람들은 충격과 분노에 휩싸였습니다. 당시 누드화는 '비너스'처럼 신화 속 여신을 주제로 삼아, 이상적이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그리는 것이 관습이었습니다. 하지만 마네는 현실 속의 매춘부를 모델로 삼아, 그녀의 이름을 '올랭피아'라고 붙였습니다. 이 이름은 당시 매춘부가 흔히 쓰는 이름이였죠.
올랭피아는 침대에 비스듬히 누워 있지만, 부끄러워하거나 시선을 피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관람객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도발적인 시선은 보는 이에게 "당신은 나의 고객인가?"라고 묻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이처럼 마네는 이상화된 여신 대신, 현실의 여성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파격적인 시도로 미술계에 정면으로 도전했습니다.
평면적인 몸, 그리고 숨겨진 암호들
이 그림의 또 다른 충격적인 요소는 평면적인 묘사입니다. 마네는 전통적인 명암법을 무시하고, 인물의 몸을 입체감 없이 납작하게 그렸습니다. 그당시 화가들은 인체의 입체감을 살려 신성하고 아름다운 존재로 보이게 했죠. 하지만 마네는 이런 전통을 따르지 않았습니다. 그는 올랭피아의 몸을 평면적으로 그려, 현실적인 여성이라는 사실을 강조했습니다. 이로 인해 관람객은 그녀의 몸매보다는, 그녀가 가진 상징성(매춘부, 도발적인 시선 등)에 더욱 집중하게 된 것입니다.
또한 그림에는 여러 가지 암호들이 숨겨져 있습니다.
검은 고양이: 그녀의 발밑에 있는 검은 고양이는 당시 매춘부를 상징하는 은어였습니다. 고양이는 털을 곤두세운 채 마치 관람객을 경계하듯 위협적인 포즈를 취하고 있죠.
흑인 하녀: 그림 속 흑인 하녀는 올랭피아에게 꽃다발을 건네고 있습니다. 이 꽃다발은 그녀를 찾아온 손님이 보낸 선물로, 은밀한 만남을 암시합니다. 흑인 하녀는 단순히 배경이 아니라, 올랭피아의 비밀스러운 삶을 증언하는 중요한 인물입니다.
현대 미술의 문을 열다
‘올랭피아’는 당시 엄청난 비난을 받았지만, 결과적으로 서양 미술의 방향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마네는 이 그림을 통해 예술이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그는 기존의 관습을 깨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아름다움을 표현하며, 인상주의와 현대 미술의 길을 열었습니다.
이 그림은 오늘날까지도 우리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진정한 예술은 무엇인가? 그리고 우리는 세상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아야 하는가?
정소희 인턴기자 jshee41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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