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펑이 AI 데이에서 공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이언(Iron)’이 인간에 가까운 보행 동작으로 전 세계 SNS에서 ‘사람 탑승설’까지 불러일으키자, CEO가 직접 로봇의 지퍼를 열어 내부 기계 구조를 공개하며 논란을 정면 돌파했다.
샤오펑, AI 데이에서 ‘아이언’ 공개… 테슬라式 확장 전략 본격화
샤오펑(XPENG)은 5일 ‘AI 데이’ 행사에서 자율주행 로보택시 3종과 2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아이언을 공개하며 전기차 기업을 넘어 AI·로보틱스 기업으로의 체질 전환을 공식화했다.
샤오펑은 로보택시에 자사 개발 AI 칩 ‘튜링(Turing)’ 4개를 탑재해 초당 3000TOPS급 연산 성능을 제공한다고 밝혔으며, 해당 칩셋은 월드 모델 기반 ‘비전-언어-행동(VLA)’ 모델을 실시간 구동한다. 이 기술은 휴머노이드 로봇에도 동일하게 적용돼 센싱, 이해, 행위 결정의 전 과정에서 AI 주도적 판단이 가능하다.
휴머노이드 아이언에는 튜링 칩 3개가 들어가며, 신체 디자인과 헤어스타일을 사용자가 직접 선택하는 맞춤형 옵션도 적용된다. 샤오펑은 2026년이 아닌 “내년부터 아이언 양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히며 로봇 사업의 속도전을 강조했다.
“진짜 사람이 걷는 줄”… 국제적 화제된 ‘캣워크 보행’
행사 이후 가장 큰 논란은 아이언의 움직임에서 비롯됐다.
샤오펑이 무대에서 시연한 아이언의 워킹 영상은 SNS에서 폭발적으로 확산됐으며, 해외 네티즌들은 “사람과 구분이 불가능한 보행” “맨살 아래 사람이 들어간 것 같다” “로봇이라기엔 너무 자연스러운 균형 제어” 같은 반응을 쏟아냈다. 특히 모델 워킹과 유사한 ‘캣워크 스타일’의 보행은 인간형 로봇 기술이 아닌 인간의 개입을 의심하는 글로벌 밈을 탄생시켰다.
아이언은 총 82자유도(DOF)를 갖춘 신체 구조를 기반으로 정교한 관절 제어가 가능하며, “인간의 움직임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브라이언 구(XPENG 공동대표)는 글로벌 타임스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인간형 비주얼이 미적 선택이 아닌, “인간 중심의 환경에서 로봇의 적응성을 높이기 위한 실용적 설계”라고 강조했다.
논란 커지자 CEO가 직접 지퍼 열었다… ‘내부 인증’ 영상 공개
‘사람 탑승설’이 확산되자, 샤오펑 CEO 허샤오펑은 곧바로 반박에 나섰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와 유튜브 채널을 통해 로봇 등 뒤의 지퍼를 직접 열고 내부 기계 구조를 보여주는 영상을 공개했다. 허 CEO는 영상에서 “옆에 서면 냉각 시스템의 팬 소리가 들린다”며 “손 크기 역시 사람이 조작하기에는 불가능한 크기”라고 설명했다.
해당 영상은 중국 SNS 웨이보와 해외 레딧·X 등에서 빠르게 확산됐으며, “진짜 기계 맞다”는 반응과 “로봇 시대를 실감한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사람이 들어갔다는 의심을 해명하기 위해 CEO가 지퍼까지 연 것은 사상 최초 아니냐”는 촌평도 나오며 화제가 이어졌다.
테슬라와 닮은 듯 다른 XPENG의 전략… “우리가 먼저 만든 기술도 있다”
샤오펑은 휴머노이드와 로보택시 사업 확장으로 인해 “중국의 테슬라”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이번 AI 데이를 기점으로 양사의 기술 경쟁 구도가 더 뚜렷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단순한 모방이 아니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샤오펑 경영진은 행사에서 “테슬라보다 먼저 개발한 기술도 이미 있지만, 홍보에 적극적이지 않았을 뿐”이라고 밝히며 기술적 선점을 강조했다.
실제로 샤오펑은 2024년 베이징 도심에서 플라잉 카의 시범 비행에 성공한 바 있으며, 이는 일론 머스크가 “올해 안 공개를 목표”라고 한 테슬라의 플라잉 카 계획보다 앞선 기록이다. XPENG의 로보틱스와 항공 모빌리티가 테슬라의 로봇·로보택시 전략과 정면으로 맞붙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로봇 내부 공개로 ‘사람 탑승설’ 일단락… 글로벌 휴머노이드 전쟁 본격화
샤오펑은 논란을 투명하게 대응하며 아이언의 기술적 정체성을 명확히 했고, 초자연적 워킹으로 화제를 모은 아이언은 오히려 브랜드 인지도와 로봇 기술력의 상징으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내년부터 양산이 본격화되면 XPENG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글로벌 로봇 시장에 어떤 경쟁력을 보여줄지, 그리고 테슬라 옵티머스와의 ‘휴머노이드 정면승부’가 어떻게 전개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테크인싸 칼럼니스트 tlswnqo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