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AI 휴머노이드 ‘케이펙스(KAPEX)’가 실물 공개와 함께 가정용 로봇 상용화를 향한 첫발을 내딛었다. LG는 자체 ‘엑사원(Exaone VL)’ 모델을 탑재해 로봇의 두뇌 역할을 맡고, KIST와 공동으로 제품화를 추진하며 글로벌 휴머노이드 경쟁에 본격 뛰어들었다.
■ 피펫까지 다루는 ‘정밀 손기술’…사람 같은 섬세함 보여줘
서울 성북구 KIST에서 공개된 케이펙스는 기존 휴머노이드가 수행하기 어려웠던 피펫 조작, 소형 용기(지름 1cm)로의 액체 이송 같은 미세 작업을 안정적으로 수행했다.
로봇 손에는 다중 압력·촉각 센서가 장착돼 손가락으로 눌러 흡입·배출을 조절하는 동작까지 사람 손처럼 재현했다.
비전 센서는 실시간으로 시약통, 피펫, 장애물을 인식하며 자율적으로 동선을 계산했다.
반복 작업만 수행하던 기존 공장 로봇과 달리, 환경을 보고 판단하고 작업하는 ‘체화 AI(Embodied AI)’ 능력을 실증한 셈이다.
■ 키 170cm·몸무게 60kg…20kg 짐 번쩍 드는 ‘피지컬 AI’
케이펙스가 시장의 이목을 끄는 이유는 ‘피지컬’ 성능이다.
구형 휴머노이드가 한 손에 2kg 정도만 들어 올리던 반면, 케이펙스는 최대 20kg 물체를 들어 올릴 수 있다.
이는 KIST 연구진이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구동기) 기술을 자체 개발하며 힘·출력·에너지 효율을 대폭 개선한 결과다.
키 170cm, 체중 60kg의 체형을 갖춘 케이펙스는 미국·중국 휴머노이드가 초등학생 체급(120cm대)에 머물던 시절과 달리, 성인 크기를 전제로 한 본격적인 ‘가사 노동’ 수행 로봇을 지향한다.
■ LG의 ‘엑사원 VL’, 케이펙스의 두뇌로 들어간다
KIST는 케이펙스에 LG AI연구원의 ‘엑사원 비전-언어(VL)’ 모델을 탑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엑사원 VL은 시각·언어 결합 모델로, 이미지와 텍스트를 동시에 이해하는 데 최적화돼 있다.
백승민 LG전자 로봇선행연구소장은 “KIST로부터 기술이전을 받고 수년간 공동 연구소를 운영하며 제품화를 가속하겠다”고 밝혔다.
케이펙스는 청소·정리·식사 준비 등 불규칙한 집안일도 수행할 수 있도록 LG와 KIST가 공동으로 실증 테스트 및 주거환경 데이터 학습을 진행 중이다.
LG는 케이펙스를 통해 청소·정리·세탁·식사 준비까지 가능한 ‘가사관리전문가 2급 수준 로봇’을 목표로 하며 2029년 가정용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테크인싸 칼럼니스트 tlswnqor@naver.com
- 카이스트 ‘하운드 2’, 우사인 볼트보다 빨랐다…AI 제어 기술이 만든 ‘시속 46.91km’의 반란
- “샤오펑 휴머노이드, 사람이 들어간 줄…” 지퍼 열어 내부 공개한 XPENG의 초강수
- 네이버, 실외 자율주행 로봇 ‘룽고’ 개발 착수…1784를 넘어 도시로 확장하는 로보틱스 전략
- 마음AI, 자율지능 로봇의 ‘두뇌’ 공개…소프트웨어에서 ‘피지컬 AI’로 진화
- [테크핫템] 합체 분리가 자유로운 변신 로봇 ‘D1’
- 휴머노이드 데이터 전쟁 10년사...중국은 ‘공장 모드’, 한국은 ‘실증 대기실’
- 중국, 10분 만에 기능 학습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세계 최초 공개
- AI 3강 도약의 열쇠, ‘피지컬 AI’… 한국형 월드모델 개발 시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