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연구팀이 개발한 차세대 사족보행 로봇 ‘하운드 2(Hound 2)’가 시속 46.91km의 순간 최고 속도를 기록하며 우사인 볼트 최고 구간 속도를 돌파하는 성과를 냈고, 이는 AI 강화학습 기반 제어 기술이 실제 로봇의 물리적 퍼포먼스를 인간의 한계 너머로 끌어올릴 수 있음을 증명한 사례로 평가된다.

하운드1의 공개 시연 모습.  이미지=카이스트
하운드1의 공개 시연 모습.  이미지=카이스트

우사인 볼트 기록을 넘은 로봇, 세계 로봇공학 판도를 흔들다

‘하운드 2’의 최고 속도는 시속 46.91km(초속 13.03m)로, 우사인 볼트가 2009년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던 당시 60~80m 구간에서 측정된 시속 44.72km보다 빠르다.

이는 단순한 기술 데모 수준을 넘어 로봇이 생체 역학적 인간 최고 속도를 공식적으로 추월한 첫 사례로 기록된다.

이 기록은 13일 서강대학교 정하상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제1회 한국로봇학회 전문가 심포지엄’에서 박해원 카이스트 교수를 통해 공식 발표됐다.

연구팀은 “로봇이 인간 스프린터의 한계를 뛰어넘는다는 상징적 의미와 함께, AI 기반 제어 기술이 로봇의 운동 성능을 급격히 향상시킬 수 있다는 실증적 사례”라고 설명했다.

속도를 끌어올린 비밀: ‘오토 롤 레벨 제어기’와 AI 강화학습의 조합

하운드 2의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의 혁신이다.

박 교수는 기존 플랫폼의 기계적 구조를 거의 유지한 채, ‘오토 롤 레벨 제어기(auto roll-level controller)’를 새롭게 적용하고 보행 알고리즘에 AI 강화학습을 접목해 속도를 약 3m/s(약 10.8km/h)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이 조합은 로봇 다리 움직임의 균형성과 반응성을 극대화해, 초고속 주행 상황에서도 중심 유지와 추진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게 했다.

박 교수는 “일부 중국 연구진이 10m/s를 넘겼다고 주장하지만, 하운드 2는 그보다 훨씬 높은 수치를 안정적으로 구현했다”고 강조했다.

속도 로봇의 진화: 하운드 1을 넘어선 ‘2배 가속 시대’

하운드 시리즈는 원래부터 ‘달리기 로봇’의 경계를 넓혀온 연구 플랫폼이다.

박 교수팀은 2023년 개발한 하운드 초기 버전으로 100m를 19.87초에 주파해 기네스 기록을 세웠고, 최고 속도 초속 6.5m로 MIT의 ‘치타 2’ 기록(6.4m/s)을 넘어선 바 있다.

그러나 이번 하운드 2는 소프트웨어 중심 개선만으로 기존 기록의 두 배에 가까운 속도를 끌어내며 ‘속도 로봇’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재편했다.

하운드 2의 핵심 스펙: 경량성·민첩성·실시간 제어에 집중한 설계

공개된 정보와 기존 하운드 플랫폼의 설계를 기반으로 파악되는 하운드 2의 주요 기술적 특징은 다음과 같다.

▲구동 방식: 고출력 전기 모터 기반

▲다리 구조: 4자유도(4DoF) × 4개 다리

▲프레임: 초경량 알루미늄 + 탄소섬유 복합 구조

▲센서 구성: IMU, 고정밀 관절 엔코더, 지면 반력 추정 센서

▲제어 시스템: AI 강화학습 기반 RL 보행 제어, 실시간 지면 대응 알고리즘

▲중량: 약 20kg대

▲배터리: 고밀도 리튬 기반(고속 주행 10~20분 지속 가능)

특히 무게 중심의 미세 조정 능력과 다리 지면반력 제어의 정밀도가 속도 향상의 핵심 기술적 기반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하운드 2의 기록이 단순 ‘로봇 달리기’의 성취를 넘어, AI 기반 휴머노이드 이동성 기술의 상용화 속도를 앞당길 결정적 전환점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테크인싸 칼럼니스트  tlswnqo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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