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스케이트를 탄 개처럼 움직이는 독특한 외형의 사족보행 배달 로봇이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거리 위에 나타났다.  스위스 로봇 스타트업 RIVR이 개발한 이 로봇은 미국 물류기업 베호(Veho)와 협력해 본격적인 택배 배송 시범 서비스에 돌입했다.

RIVR 배달 로봇 (사진=RIVR)
RIVR 배달 로봇 (사진=RIVR)

1일 200건, 진짜 배달 시작했다

시범 프로그램에서 RIVR의 로봇은 베호의 택배차에서 소포를 받아 직접 고객의 문 앞까지 배송한다. 이 로봇은 등 위에 백팩 형태의 보관함을 장착하고 있으며, 최대 하루 200건의 배송을 지원한다.

로봇은 인간 택배 기사와 짝을 이뤄 일하며, 원격 운영팀이 실시간으로 상태를 모니터링한다. 하루 약 5~6시간씩 2주간 오스틴 전역을 누비게 된다.

RIVR의 로봇이 백팩을 등에 지고 배달을 하고 있다.  (이미지=RIVR 유튜브)
RIVR의 로봇이 백팩을 등에 지고 배달을 하고 있다.  (이미지=RIVR 유튜브)

“기사님, 이제 걸을 필요 없어요”

RIVR의 창업자 겸 CEO 마르코 벨로닉은 “로봇이 문 앞까지 걸어가는 반복적이고 육체적으로 고된 작업을 대신함으로써 인간 배송원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Veho의 공동 창립자 겸 CTO 프레드 쿡은 이번 시범 운행이 오스틴 북서쪽 주택가에서 시작해 도심 밀집 지역으로 단계적으로 확장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향후 로봇을 위한 전용 충전소가 탑재된 차량 연결 시스템도 구상 중이다.

제프 베조스 RIVR에 2,500만 달러 투자

RIVR는 이번 베호와의 협력을 통해 쌓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2026년까지 로봇 100대, 2027년에는 수천 대 규모로의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미 영국에서는 에브리(Evri)와 협력 중이며, 글로벌 확장을 위한 발판을 다지는 중이다.

스타트업임에도 그 가능성은 인정받았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와 투자사 HSG가 약 2,500만 달러(약 342억 원)를 투자했으며, 당시 기업 가치는 약 1억 달러(1,370억 원)로 평가됐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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