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주요 슈퍼컴퓨팅 센터가 엔비디아의 개방형 인터커넥트 기술 ‘NVQ링크(NVQLink)’를 도입하며 양자 프로세서(QPU)와 GPU를 하나의 시스템처럼 결합하는 차세대 슈퍼컴퓨팅 구조가 본격적으로 현실화되고 있다.

이 흐름은 양자 시뮬레이션과 대규모 병렬 연산을 단일 워크플로에서 통합하려는 글로벌 연구 전략의 가속을 의미하며, 슈퍼컴퓨팅 패러다임이 ‘고전(HPC) 중심’에서 ‘양자–GPU 하이브리드’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엔비디아가 글로벌 슈퍼컴퓨팅 센터에 NVQ링크를 도입했다. 사진=엔비디아

아시아·유럽 12개국이 NVQ링크 채택…양자–고전 통합 연구 경쟁 격화

엔비디아는 미국 세인트루이스에서 열린 ‘슈퍼컴퓨팅 2025(SC25)’에서 아시아·유럽을 비롯한 12개국 이상의 연구기관이 NVQ링크 기반의 하이브리드 연구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NVQ링크는 QPU를 엔비디아 GPU와 직접 연결하는 최초의 개방형·범용 인터커넥트로, 고전·양자 시스템의 상호 작용 속도를 극적으로 향상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AIST 산하 G-QuAT와 리켄(RIKEN), 한국 KISTI, 대만 NCHC, 싱가포르 국립 양자컴퓨팅 허브, 호주 포시(Pawsey) 슈퍼컴퓨팅 센터 등이 초기 참여자로 합류했다.

유럽에서도 이탈리아 CINECA, 덴마크 DCAI, 프랑스 GENCI, 독일 JSC, 영국 NQCC, 폴란드 PCSS, UAE TII, 사우디 KAUST 등이 NVQ링크 기반 시스템을 도입해 대형 양자 연구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 브룩헤이븐·페르미·오크리지·로스앨러모스·로렌스버클리·PNNL·샌디아 등 7개 국립연구소도 동참을 선언하며, NVQ링크는 사실상 ‘글로벌 양자–GPU 통합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젠슨 황 “미래 슈퍼컴퓨터는 양자–GPU 하이브리드가 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NVQ링크와 쿠다-Q(CUDA-Q)가 “미래 컴퓨팅 구조를 결정할 핵심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슈퍼컴퓨터는 양자의 자연 시뮬레이션 능력과 GPU의 프로그래머블 병렬성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구조로 진화할 것이며, NVQ링크는 이 전환을 실현하는 인터커넥트 표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NVQ링크는 ▲GPU–QPU 간 400Gb/s 처리량 ▲4마이크로초 미만 레이턴시

▲FP4 기준 40 PFLOPS급 AI 성능을 제공한다. 기존의 ‘QPU–서버–GPU’ 간 다중 계층 구조를 제거함으로써, 양자 알고리즘과 고전 계산이 사실상 하나의 계산 자원처럼 동작하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또한 엔비디아의 양자 개발 프레임워크인 쿠다-Q와 완전히 통합되어 있어, 연구자들은 하나의 프로그래밍 환경에서 양자 오류 수정, 시뮬레이션, 하이브리드 알고리즘 개발을 일괄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Quantinuum ‘Helios’ QPU, NVQ링크 탑재…세계 최초 실시간 qLDPC 디코더 검증

양자 기업 Quantinuum 역시 강력한 지원 사격에 나섰다.

Quantinuum은 자사의 차세대 QPU ‘헬리오스(Helios)’를 NVQ링크 기반으로 엔비디아 GPU와 통합한다고 발표하며, 양자 오류 수정(QEC) 분야에서 중요한 성과를 공개했다.

특히 헬리오스는 qLDPC 계열 오류 수정 코드에 세계 최초로 확장 가능한 실시간 디코더를 적용한 QPU로, NVQ링크 기반 병렬 디코더 구조를 통해 67마이크로초 반응 시간을 달성했다. 이는 헬리오스가 요구하는 2밀리초 기준을 32배 상회하는 성능으로, 실시간 양자 제어 환경 구축의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엔비디아는 “민감한 양자 정보를 노이즈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는 마이크로초 단위의 오류 정정이 필수이며, NVQ링크의 초저지연·고처리량 구조가 이를 실질적으로 가능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확장성까지 잡은 NVQ링크…양자–GPU 슈퍼컴퓨팅 시대의 관문

NVQ링크는 이더넷 기반 확장성을 제공해, 연구기관이 QPU 규모를 늘릴 때 GPU·고전 컴퓨팅 자원 역시 탄력적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이는 대형 양자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글로벌 연구기관에게 결정적인 장점으로 평가된다.

또한 쿠다-Q를 통해 모든 개발 환경이 단일화되면서 ▲양자 오류 수정 ▲하이브리드 알고리즘 개발 ▲실시간 양자 제어 ▲양자–GPU 시뮬레이션 검증 등을 하나의 환경에서 수행할 수 있어 연구 생산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컴퓨팅 지형 변화…‘양자 가속 슈퍼컴퓨터’ 시대 열리나

NVQ링크 도입이 확산되며 글로벌 슈퍼컴퓨팅 생태계는 기존의 HPC 단일 구조에서 ‘양자 가속(Quantum-Accelerated, QA) 슈퍼컴퓨터’라는 새로운 세대로 이동하고 있다. 특히 각국 연구기관의 도입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양자–GPU 통합 인프라는 더 이상 실험적 모델이 아닌 ‘다음 단계의 표준 아키텍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NVQ링크와 쿠다-Q를 앞세워 글로벌 양자 표준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려는 전략을 강화할 전망이며, 향후 수년 내 양자 프로세서와 GPU가 완전히 통합된 ‘새로운 슈퍼컴퓨팅 카테고리’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

저작권자 © KMJ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