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료연구원 정호상 박사 연구팀, 초고감도 진단 기술 구현

정호상(오른쪽) 선임연구원·살라후딘 학생연구원 (사진= 한국재료연구원 제공, 연합뉴스)
정호상(오른쪽) 선임연구원·살라후딘 학생연구원 (사진= 한국재료연구원 제공, 연합뉴스)

연합뉴스에 따르면 극미량의 암세포 DNA를 혈액 한 방울로 빠르게 검출해 암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차세대 바이오센서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재료연구원(KIMS)은 13일, 바이오·헬스재료연구본부 정호상 박사 연구팀이 빛과 인공지능(AI)을 결합한 광학 기반 바이오센서 소재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암세포 발생 시 혈액 내 DNA에 일어나는 미세한 화학적 변화, 이른바 ‘메틸화(Methylation)’ 현상에 주목했다. 문제는 암의 초기 단계에서는 이 메틸화된 DNA의 농도가 매우 낮아 기존 기술로는 정밀한 검출이 어렵다는 데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팀은 빛에 반응해 DNA 분자의 광학 신호를 최대 1억 배까지 증폭시키는 플라즈모닉 소재를 적용하고, 인공지능 분석법을 접목시켜 초고감도 검출을 가능하게 했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성능 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기존 바이오센서보다 약 1,000배 민감한 수준을 기록했으며, 100마이크로리터(㎕)의 소량 혈액만으로 20분 이내에 분석을 완료할 수 있다. 특히 대장암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적용 결과, 암 유무를 99%의 정확도로 판별하고, 암의 진행 단계도 1기부터 4기까지 정밀하게 구분해냈다.

혈액 내 암 DNA 고감도 검출 및 AI 기반 분석 방법 (이미지=한국재료연구원 제공, 연합뉴스)
혈액 내 암 DNA 고감도 검출 및 AI 기반 분석 방법 (이미지=한국재료연구원 제공, 연합뉴스)

정호상 선임연구원은 “기존 분석 장비에 비해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어, 병원이나 건강검진센터는 물론 자가진단 키트나 이동형 진단 장비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기반으로 암 외에도 자가면역질환, 신경계 질환 등 다양한 질병으로의 진단 영역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정 박사는 “조기 암 진단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기술”이라며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임상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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