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독일의 글로벌 공조기업 ‘플랙트그룹’ 2조4천억 원에 인수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전 세계가 AI 인프라 구축 경쟁에 돌입한 가운데, 삼성전자가 조(兆) 단위의 ‘빅딜’로 냉난방공조(HVAC) 시장에 전격 진입했다. 삼성은 독일의 글로벌 공조기업 ‘플랙트그룹(FläktGroup)’을 약 2조4천억원에 인수하며 2030년 140조원 규모로 폭증할 공조 시장의 패권 다툼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이번 인수는 단순한 제품 라인업 확장이 아닌, AI·데이터센터 중심 시대를 겨냥한 전략적 포석이다. AI 서버가 열기를 내뿜는 데이터센터, 열 관리가 생명인 반도체 공장, 에너지 고효율이 생존 전략이 된 글로벌 시장에서 ‘공조 시스템’은 단순한 인프라가 아닌 성능을 결정짓는 핵심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 데이터센터 내부 전경. (사진=마이크로소프트 제공)
마이크로소프트(MS) 데이터센터 내부 전경. (사진=마이크로소프트 제공)

삼성전자는 “생성형 AI, 로봇, 자율주행, XR의 확산에 따라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이에 대응해 플랙트 인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플랙트는 65개국에 공조 솔루션을 공급하는 유럽 최대급 HVAC 기업으로, 글로벌 제약사, 헬스케어, 식음료, 플랜트 등 약 60개 이상의 산업 대형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시장조사에 따르면, 대형 시설 중심의 중앙공조 시장은 2024년 610억 달러에서 2030년 990억 달러로, 특히 데이터센터 부문은 연평균 18%라는 초고속 성장세가 예측되고 있따. 

특히 삼성은 이번 인수를 통해 B2B 설루션 역량과 전문 유지보수 인력을 확보하게 됐고, 이는 기존 가정용·상업용 에어컨 중심에서 벗어나 산업용·대형 프로젝트 중심의 공조 시장으로 진입해 사업 체질을 바꾸는 전환점으로 삼을 예정이다. 

이와 함께 삼성은 ‘글로벌 사우스’라 불리는 아시아, 중남미, 중동·아프리카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동남아에 데이터센터 투자를 집중하고 있는 구글, MS 등의 움직임과 대형 쇼핑몰·호텔·오피스 확장 흐름이 맞물리며 HVAC 수요는 폭증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LG전자도 이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기존 H&A 본부에서 HVAC를 떼내 ‘ES사업본부’를 출범시키며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북미에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MS와 냉각 기술 협력을 강화하는 등 글로벌 공조 1등 자리를 놓고 삼성과의 정면 승부가 본격화되고 있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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