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잔치 아닌 ‘AI 생존 선언’...델·엔비디아의 승부수 ‘AI 팩토리 2.0’ 공개
“AI는 전기 이후 가장 큰 기술 혁명이며,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다.”
글로벌 기술기업 델 테크놀로지스(Dell Technologies)가 전 세계 기업들을 향해 AI 도입의 ‘마지막 경고장’을 날렸다. 지난 5월 19일부터 22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델 테크놀로지스 월드 2025(DTW 2025)’에서다.
이번 행사는 더 이상 AI를 ‘가능성’의 언어로 말하지 않았다. 델은 “지금 당장 실행하라”고 외쳤고, 이를 입증할 수 있는 기술과 고객 사례, 전략을 총망라해 제시했다.
“AI는 제2의 전기…지금 하지 않으면 늦는다”
델의 수장 마이클 델 회장 겸 CEO는 “AI는 단순한 자동화 도구가 아닌, 인간의 상상력을 증폭시키는 동반자”라며, “이제는 기술의 잠재력을 논할 시간이 아니라, ROI(투자수익률)를 증명할 시간”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수년간의 데이터를 실시간 통찰력으로 전환하고, 그에 기반해 빠르게 의사결정하지 못하는 기업은 도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델은 대형 고객사의 AI 적용 사례를 공개하며 그 효과를 입증했다. 미국 유통 대기업 로우스는 델의 GPU 서버 기반 마이크로 데이터센터를 활용해 30만 명의 직원에게 생성형 AI 앱을 배포했고, 매장 고객 응대까지 AI가 담당하고 있다. JP모건은 온프레미스 LLM 스위트를 통해 20만 명 이상에게 AI를 확산시키고 있다.
젠슨 황의 영상 메시지: “두 번째가 되지 마라”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는 영상으로 등장해 단언했다.
“지금 우리는 AI가 ‘생성’에서 ‘추론’으로 진화하는 전환점에 있다. 이 시점에서 두 번째가 되는 순간,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이와 함께 델은 ‘델 AI 팩토리 with 엔비디아 2.0’을 전격 공개했다. 학습부터 추론까지 전 과정을 포괄하는 이 플랫폼은 퍼블릭 클라우드 대비 최대 62%의 비용 효율을 제공하며, 이미 3,000개 이상 기업이 도입 중이다. 델은 “이제 수백만 고객으로 확산되는 건 시간문제”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AI 에이전트 시대…“이젠 답만 하는 AI는 낡았다”
둘째 날 연설에 나선 제프 클라크 부회장은 한 발 더 나아간 미래를 제시했다.
“AI는 단일 질문에 답하는 단계를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에이전트’로 진화하고 있다.”
이 말은 곧, AI가 ‘지시를 기다리는 툴’에서 ‘업무를 주도하는 파트너’로 바뀌고 있다는 뜻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인프라 전략도 공개됐다. 델은 기존 통합형 데이터센터를 넘어 서버·스토리지·네트워크가 독립적으로 구성되는 ‘분리형 데이터센터(Disaggregated DC)’를 제시했다. 여기에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 GB300 NVL72를 탑재한 ‘파워엣지 XE9712’는 세계 최초로 공개되며 주목받았다.
DTW 2025 엑스포홀, “AI 없이는 어떤 산업도 없다”
AI 선언의 무대가 된 엑스포홀에는 델의 차세대 인프라와 함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AMD, 메타 등 파트너사들도 총출동했다. 이곳에선 AI 팩토리 데모부터, 최신 워크스테이션, AI PC까지 실제 구현 가능한 솔루션이 총망라됐다.
델은 “AI가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고, 이제는 AI를 실행하지 않는 기업이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메시지를 명확히 전달했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