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준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

쿠팡이 경영 체제를 단독 대표제로 전환하고 인공지능(AI) 기반의 물류 혁신에 속도를 올린다.

26일 쿠팡은 박대준 전 신사업 부문 각자대표를 단독 대표이자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박 대표는 로켓배송을 포함한 쿠팡의 핵심 물류 시스템을 이끌어 온 인물로, 앞으로는 AI 자동화 기술을 중심으로 전국 배송 인프라 확장과 기술 고도화에 본격 나설 예정이다.

박대준 쿠팡 대표 (사진=[쿠팡 제공, 연합뉴스)
박대준 쿠팡 대표 (사진=쿠팡 제공, 연합뉴스)

AI 기술력 기반의 물류 혁신, “쿠팡의 진짜 무기”

쿠팡은 박 대표 체제 전환을 계기로 AI를 중심에 둔 ‘테크 드리븐(Logistics Tech-Driven)’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회사는 올해 말까지 전국 9개 지역에 새로운 풀필먼트센터(FC)를 설립하고 1만 명 이상을 직접 고용하는 대규모 물류 투자 계획을 추진 중이다.

단순한 물류망 확장을 넘어, 고객 주문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요를 예측하고 출고 효율을 높이는 AI 시스템이 물류 혁신의 핵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쿠팡은 수년 전부터 자체 개발한 AI 알고리즘과 머신러닝 기술을 물류 시스템에 정교하게 적용해왔다. 고객의 구매 패턴, 지역별 주문 흐름, 상품별 회전율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이를 풀필먼트센터 내 적재, 분류, 출고 등 배송 전 과정에 자동화 알고리즘으로 반영하고 있다.

일부 센터에서는 이미 머신러닝 기반 자동 분류 시스템이 도입됐으며, 올해 안으로 스마트패키징과 예측배송 기능도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쿠팡은 이를 통해 AI 기반의 자동화 물류 생태계 구축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박대준 대표, 기술 중심 경영 드라이브

박대준 대표는 LG전자와 네이버를 거쳐 2012년 쿠팡에 합류한 ‘원조 쿠팡맨’으로, 쿠팡이츠와 쿠팡플레이 등 주요 신사업을 주도하며 회사의 성장을 이끌어왔다.

특히 그는 AI 물류 혁신과 전국 로켓배송 확대를 위한 기술 투자에 앞장서며, 지방 농산물과 소상공인 상품을 전국 유통망에 올린 ‘착한상점’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또 대만 로켓배송 진출 당시 국내 중소기업 제품의 수출을 주도하며 글로벌 물류 확장의 기반도 마련한 바 있다.

한편, 이번 인사로 물러난 강한승 전 대표는 모회사인 미국 쿠팡Inc.로 소속을 옮겨 북미 사업 개발을 총괄하게 된다. 쿠팡Inc.는 한국 내 AI 물류 기술과 운영 노하우를 기반으로 대만, 파페치 등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 확장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AI로 유통을 다시 설계

유통·물류업계는 쿠팡이 AI와 자동화 기술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며, 테무·알리익스프레스 등 중국계 플랫폼의 공세에 차별화된 전략으로 대응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쿠팡은 빠른 배송이라는 기존 강점을 넘어서, 기술로 유통 전반을 재설계하는 ‘로지테크(Logistics Tech)’ 기업으로의 정체성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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