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PC 월드 파이널서 ‘추상적 추론’ 실력 입증…AGI 시대 성큼

구글이 자사의 인공지능(AI) 모델 ‘제미나이(Gemini)’를 앞세워 세계 최고 수준의 코딩 대회에서 인간을 뛰어넘는 성과를 거뒀다. 인간 참가자 누구도 풀지 못한 난제를 해결하며 ‘추상적 추론’ 능력을 입증, 범용 인공지능(AGI) 개발의 가능성을 크게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글 제미나이 로고

인간 고수도 못 푼 ‘C번 문제’ 해결…압도적 속도와 정확도

18일(현지시간) 구글 딥마인드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업그레이드된 ‘제미나이 2.5 딥 씽크’ 모델이 지난 9월 4일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2025 국제 대학생 프로그래밍 경진대회(ICPC) 월드 파이널’에 참가해, 금메달 수준의 성과를 거뒀다고 발표했다.

제미나이는 5시간 동안 총 12개 문제 중 10개를 해결해, 전 세계 139개 대학팀 중 종합 2위에 해당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대회 시작 45분 만에 8개 문제를 풀어내며 압도적인 연산 속도와 해법의 정밀도를 입증했다. 결정적으로, 인간 참가자 누구도 풀지 못한 ‘C번 문제’를 해결하면서 AI의 추상적 사고력에 대한 의심을 지워냈다.

이 ‘C번 문제’는 무한에 가까운 경우의 수를 탐색해야 하는 난이도 최고 등급의 문제로, 인간의 직관이나 경험에 의존하기 어려운 과제였다.

동적 계획법+미니맥스 활용…AI 다중 에이전트 전략 빛났다

제미나이는 ‘미니맥스 정리’와 ‘동적 계획법’ 등 고난도 알고리즘을 적극 활용해 해답을 도출했다. 특히 여러 개의 AI 에이전트가 각기 해법을 제시하고 서로 검증·보완하는 협업 구조를 통해 문제 해결 능력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렸다.

이는 구글이 축적해온 ▲사전 훈련(pretraining) ▲사후 미세조정(post-training) ▲강화 학습(RL) ▲다단계 추론(Multi-step reasoning) 기술의 총합으로, 제미나이의 학습과 사고 능력이 인간 수준을 넘어서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쾌거는 두 달 전 제미나이가 국제 수학 올림피아드에서도 금메달 문제를 푼 데 이은 두 번째 쾌거다.

"AI가 인간의 학문 기준까지 도달"…산업 전반에 파급 전망

빌 파우처 ICPC 글로벌 총괄 디렉터는 “제미나이가 금메달 수준의 성과를 낸 것은 차세대 AI 도구의 기준을 새롭게 정립하는 역사적 순간”이라며 “이 기술은 모두를 위한 디지털 르네상스를 촉진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성과가 신약 개발, 반도체 설계, 우주 탐사 등 고차원 추론을 요하는 산업 분야로 AI 활용이 본격 확대되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인간 전문가와 AI가 협력할 경우, 지금까지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문제들도 풀어낼 수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는 셈이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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