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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도슨트와 함께 이제 '주말엔 아트'입니다.
에두아르 마네의 ‘피리 부는 소년’은 언뜻 보면 단순한 초상화 같습니다. 그런데 이 그림, 실제로 보면 마치 소년이 화면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은 강렬한 존재감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마네가 배경을 몽땅 지워버렸기 때문입니다. 그가 배경을 통째로 지워버리고 단색으로만 묘사한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작품명: 피리 부는 소년
작가: 에두아르 마네
제작 연도: 1866년
기법: 캔버스에 유화
크기: 160 x 97 cm
소장처: 프랑스 파리 오르세 미술관
'배경'을 지워버린 파격적인 시선
이 그림, 소년의 뒤에는 아무것도 없는 단색 배경만이 존재합니다. 당시 화가들은 인물의 배경을 풍경이나 복잡한 실내로 가득 채워 그림의 서사를 설명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마네는 이런 전통을 완전히 무시했습니다. 그는 오직 인물 자체에 집중하기 위해 배경을 지워버렸습니다.
마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배우처럼, 소년의 존재감은 배경의 공백 속에서 더욱 극적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는 마네가 인물의 사회적 지위나 이야기보다, 인물 자체의 본질을 표현하려 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평면적인 묘사, 그리고 일본의 영향
소년의 모습은 마치 종이에 인쇄된 것처럼 평면적으로 보입니다. 전통적인 명암법을 무시하고, 깊이감 없이 대상을 단순하게 처리했기 때문이죠. 이 평면적인 묘사는 당시 유럽에 유행했던 일본의 목판화(우키요에)의 영향을 받은 것입니다.
마네는 일본 판화의 독특한 시각적 특징을 서양 회화에 접목하여, 새로운 스타일을 창조했습니다. 그는 원근법과 입체감이라는 규칙을 깨고, 색채와 선 그 자체의 아름다움을 강조하며 그림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렸습니다.
'미완성'이라는 혹평, 하지만 진정한 변화
마네는 이 그림을 1866년 살롱에 출품했지만, 당시 비평가들에게 "미완성된 스케치 같다"는 혹평을 받았습니다. 그들은 그림이 전통적인 규칙을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마네의 작품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마네는 이러한 비난에 굴하지 않고,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계속해서 펼쳐 나갔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그가 남긴 '미완성'이라는 혹평 속에서, 완벽한 재현을 거부하고 새로운 시각을 추구했던 그의 혁명적인 정신을 발견합니다. 이 그림은 당시에는 이해받지 못했지만, 훗날 인상주의와 현대 미술의 길을 연 위대한 선언이 되었습니다.
정소희 인턴기자 jshee41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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