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은 광고에 의존… AI가 사람 대신하면 비즈니스 모델 무너질 것”

‘월드와이드웹(WWW)’의 창시자 팀 버너스-리가 인공지능(AI) 기술의 급격한 발전이 인터넷 광고 산업의 근본적인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AI가 인간 대신 콘텐츠를 소비하게 될 경우, 광고 기반의 웹 경제 구조가 무너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팀 버너스 리. 사진=위키미디어커먼스
팀 버너스 리. 사진=위키미디어커먼스

“AI가 웹페이지를 대신 본다면, 웹 광고의 전제 무너진다”

버너스-리는 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파이낸셜타임스(FT) 주최 ‘AI의 미래 서밋’에서 “웹의 상당 부분은 광고에 의존하고 있다”며 “이 광고는 사용자가 실제로 웹페이지를 읽는다는 가정 하에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만약 인간이 웹페이지를 보지 않고 AI만 본다면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것이 버너스 리의 주장이다. 그는 “이럴 경우 사람들은 AI에게 질문하고 그 답만 보게 되므로, 웹의 광고 기반 비즈니스 모델 전체가 무너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최근 들어 검색 결과 요약형 AI 서비스나 AI 쇼핑 에이전트처럼 사용자를 대신해 콘텐츠를 탐색하거나 구매 결정을 돕는 기술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디지털 광고 시장이 구조적 위기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아직은 붕괴 징후 없어”… 구글·메타, 최고 실적 기록

다만 FT는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음에도 웹 광고 시장이 실제로 붕괴할 조짐은 아직 없다고 지적했다.

세계 디지털 광고의 핵심 축인 구글 모회사 알파벳과 메타(페이스북·인스타그램 모회사)는 최근 나란히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하며 여전히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디지털 광고는 전 세계 수천억 달러 규모로, 인터넷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모질라재단 “웹 광고, 금방 사라지진 않을 것”

같은 행사에 참석한 모질라재단의 마크 서먼 대표는 “현재의 웹 광고 모델이 잠재적인 기로에 서 있는 것은 맞지만, 금세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단일한 문화와 선택권 상실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웹 광고는 시간이 지나면 새로운 형태로 재구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먼 대표는 이어 “지금은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하고 이용자의 주체성을 높이는 새로운 광고 모델을 설계할 기회”라고 강조했다.

최송아 객원기자 neria9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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