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WS·엔비디아·오픈AI, ‘AI 서부벨트’ 투자 본격화…“데이터센터 허브로 도약하는 K-클라우드”
글로벌 클라우드 3강, 한국을 다시 본다
APEC 정상회의를 기점으로 한국이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허브로 급부상하고 있다.
엔비디아, 아마존웹서비스(AWS), 오픈AI 등 인공지능 생태계를 지배하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국내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건립에 잇따라 투자 의향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그간 국내는 전력 규제, 토지 확보 난항, 주민 민원 등으로 하이퍼스케일(초대형) 데이터센터 유치가 어려웠다.
그러나 정부의 AI 컴퓨팅 인프라 확충 정책과 반도체 공급 안정성,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등 요인이 맞물리면서 한국이 ‘AI 고속도로’의 중심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AWS, 세 번째 한국 리전 ‘고양’ 유력…7조 투자 선언
AWS는 이미 울산·인천에 이어 세 번째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를 경기 고양시에 실사 중이다. 앞서 AWS는 SK그룹과 협력해 7조 원 규모의 울산 AI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며, 이번 실사로 수도권 북부에 80MW급 시설이 추가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투자에는 맷 가먼 AWS CEO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 그는 APEC CEO 서밋에서 “한국은 AI 혁신의 중심지”라며 2031년까지 총 50억 달러(약 7조 원) 이상을 국내 인프라에 추가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AWS의 한국 내 총 투자 규모는 12조 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특히 고양, 인천, 울산을 잇는 ‘AI 서부벨트’는 향후 클라우드 트래픽의 핵심 축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SK·오픈AI, ‘서남권 AI 데이터센터 동맹’…광주·해남이 후보지
SK그룹은 지난 10월 오픈AI와 AI 데이터센터 구축 MOU를 체결하며 글로벌 AI 협력의 새로운 축을 세웠다. 업계는 이번 프로젝트가 정부의 국가AI컴퓨팅센터 입지 선정과 맞물려, 서남권 거점 경쟁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SDS 컨소시엄이 단독 입찰한 국가AI컴퓨팅센터 사업은 현재 해남 솔라시도 부지가 유력하지만, 광주 지역의 반발과 민심 변화에 따라 향후 입지가 재조정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에 따라 SK·오픈AI 데이터센터 역시 광주 혹은 전남 영광권으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엔비디아 ‘블랙웰 GPU 26만장’ 공급…한국 컴퓨팅 파워 ‘빅뱅’
엔비디아의 ‘블랙웰 GPU 26만장’ 공급 결정은 이번 APEC 기간 중 최대 뉴스였다.
젠슨 황 CEO는 “한국은 AI 전환의 시험대”라며 삼성, SK, 현대차, 네이버, 정부 등에 각각 수만 장 규모의 GPU 공급 계획을 밝혔다.
특히 현대차그룹이 5만 장 규모 데이터센터를 완공할 경우, 테슬라의 AI 연산 능력(H100 12만장 보유) 에 근접한 수준이 된다.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은 “확보량 기준으로 한국의 GPU 보유량이 세계 3위”가 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대규모 GPU 도입은 곧 신규 데이터센터 수요 폭증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국내 전력 인프라와 냉각 설비, AI 반도체 공급망 전반이 ‘AI 빅뱅’의 압력을 받게 된다.
■ 통신 3사도 AI IDC 전쟁 합류
통신사들도 AI 인프라 경쟁에 뛰어들었다.
SK텔레콤은 서울 구로구에 신규 데이터센터 건립 계획을 밝히며 “서울 내 마지막 대규모 입지” 확보를 목표로 한다.
LG유플러스는 파주에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건설 중(2027년 준공 예정) 이며, 평촌 2센터의 2·3단계 확장 공사도 병행한다.
AI 데이터센터는 단순한 서버 집적소를 넘어 AI 학습·추론·서비스 인프라의 국가 전략 거점으로 진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데이터센터 입지 경쟁이 미래 AI 주권의 시작점”이라며, “향후 5년은 한국 클라우드 산업의 대전환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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