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학습 인프라 확장에 맞춰 루이지애나·텍사스서 대형 PPA 체결, 연 1.4억 달러 규모 투자로 ESG·전력 안정성 동시에 확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모회사 메타가 1GW(기가와트) 규모의 태양광 전력을 신규 확보하며, AI 데이터센터 전력 전쟁의 서막을 열었다.

이는 원전 1기 수준의 발전량으로, 약 100만 가구가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에 해당한다. 메타는 루이지애나와 텍사스주에서 총 1GW급 전력구매계약(PPA) 을 체결했으며, 계약 규모는 연 1.4억 달러(한화 약 1,800억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메타 로고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메타 로고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AI 전력수요 대응, ‘전력 확보가 경쟁력’으로

메타는 프랑스 전력회사엔지( ENGIE)의 북미 법인과 손잡고 텍사스주 러벅(Lubbock)에서 600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2027년 가동할 예정이다. 여기에 더해 트리티오크 클린에너지와 루이지애나주에서 385MW 규모의 태양광 전력 계약을 체결하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전력 안정성을 확보했다.

특히 루이지애나 계약은 환경속성구매(EAC) 방식으로, 발전된 전력은 지역 사회에 공급하되 메타는 ‘재생에너지 사용’ 인증 속성만을 취득하는 구조다. 메타가 직접 송전망을 소유하지 않더라도 ESG 효과를 인정받는 방식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AI 학습에 필요한 전력 수요가 폭증하면서, ‘AI 인프라 경쟁 = 전력 확보 경쟁’ 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메타가 걸설 중인 하이페리온  이미지=마크저커버그 스레드
메타가 걸설 중인 하이페리온  이미지=마크저커버그 스레드

하이페리온·엘페소, 두 곳에 6GW 데이터센터 구축

메타는 루이지애나 리치랜드 패리시에 5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하이페리온(Hyperion)’ 을, 텍사스 엘패소 지역에는 1GW급 데이터센터 단지를 건설 중이다. 두 시설이 모두 완공되면 메타의 총 데이터 인프라는 6GW에 달해, 구글·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 과 함께 북미 최대급 전력 소비 IT기업으로 자리한다.

메타는 지난 6월에도 원전기업 콘스텔레이션(Constellation) 과 협약을 맺고, 일리노이주 클린턴 청정에너지센터에서 1.1GW 전력을 2027년부터 공급받기로 했다.

즉, 메타는 올해만 세 건의 대형 에너지 계약을 잇따라 체결하며, AI 전력수급을 위한 ‘3축 포트폴리오(원자력·태양광·EAC)’ 를 완성했다.

1.4억 달러 전력 계약, ‘시장가 수준의 합리적 선택’

북미 태양광 PPA 평균 단가는 최근 MWh당 약 57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메타의 계약이 이 시장가 수준에서 체결됐다고 가정할 경우, 연간 약 2,000GWh 규모의 전력 생산이 가능하며, 총 전력구매비용은 약 1.4억 달러(한화 1,800억 원) 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AI 데이터센터 전력 안정성 확보 + ESG 이미지 제고 + 장기 가격 변동 리스크 완화라는 세 가지 효과를 동시에 노린 계산된 투자로 풀이된다.

미국 내 재생에너지 PPA 가격이 인허가·송전망 병목 등으로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메타는 조기 계약을 통해 “전력 인플레이션 헤지(hedge)” 전략을 실행한 것으로 평가된다.

‘전력 확보 없는 AI 경쟁은 없다’

메타의 이번 행보는 단순한 ESG 마케팅이 아닌, AI 비즈니스의 기반이 되는 전력 공급망 자체를 기업 자산화하는 시도다.

AI 모델 학습은 서버 가동률이 높고, 냉각설비와 스토리지까지 포함하면 전체 전력소비량이 기존 클라우드 대비 3~5배 수준에 이른다. 메타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전력 조달 구조를 다각화하면서, AI 시장 선점을 위한 ‘인프라 독립 선언’ 을 본격화한 셈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메타의 전략을 “AI 산업이 데이터→반도체→전력으로 이동하는 전환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구글은 풍력·수소 PPA를, 마이크로소프트는 탄소중립 원전 계약을 추진 중이다.

한국 기업에도 시사점…AI 센터 전력 조달이 새 변수

이번 메타의 대규모 태양광 계약은 한국 기업에도 중요한 함의를 남긴다.

국내에서도 AI 반도체·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재생에너지 확보·탄소중립 인증(RE100) 이 신규 입지 선정의 결정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한국에서도 “AI 데이터센터 = 에너지기업의 신규 고객” 이라는 구조가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한다.

결국 전력 확보를 선제적으로 실행한 메타의 이번 결정은, AI 시대의 글로벌 전력 지형을 뒤흔드는 신호탄이 되고 있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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