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가 걸설 중인 하이페리온  이미지=마크저커버그 스레드
메타가 걸설 중인 하이페리온  이미지=마크저커버그 스레드

100억 달러 투자, 디즈니랜드보다 큰 ‘AI 요새’ 착공

메타가 미국 루이지애나 북동부 리치랜드 패리시에 약 2천 에이커(약 810만㎡) 부지에 ‘하이페리온(Hyperion)’이라는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착공했다. 총 9개 건물로 구성될 이 단지는 약 400만 제곱피트(37만㎡) 규모로, 디즈니랜드를 뛰어넘는 연면적을 자랑한다. 완공 목표는 2030년으로, 총 100억 달러(약 13조원)가 투입된다.

최대 5GW 전력… 초거대 LLM 학습 위한 ‘AI 엔진’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하이페리온은 최대 5기가와트(GW)의 전력을 투입해 오픈소스 LLM(대규모 언어모델) 학습을 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뉴올리언스 전체 전력 수요의 두 배 수준이다. 실제로 이 프로젝트는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지역 전력사인 엔터지가 신규 가스 발전소 3기를 짓는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현지 규제당국은 이를 데이터센터와 전력 계약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평가했다.

메타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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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의 초거대 AI 전략, 왜 하이페리온인가

하이페리온은 단순한 인프라 확장이 아니라 메타의 AI 전략 재편의 상징이다. 메타는 메타버스 중심 전략이 투자 대비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한때 AI 주도권을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에 내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번 대규모 인프라 투자는 메타가 ‘슈퍼인텔리전스(Superintelligence)’에 도달하기 위한 전면전을 선언한 것으로 읽힌다. 이처럼 AI 모델 훈련과 추론에 최적화된 데이터센터를 통해 메타는 독자적 기술 스택을 강화하고, 오픈소스 LLM 주도권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빅테크 격전지로 떠오른 ‘전력 시장’

하이페리온 프로젝트는 AI 산업의 급격한 에너지 소비 증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미국 에너지부는 2028년까지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현재의 세 배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 전체 전력 소비의 약 12%에 이를 수 있다.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도 올해 각각 750억~1천억 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결국 AI 경쟁은 모델 성능뿐 아니라 '얼마나 많은 전력을 지배하는가'의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슈퍼인텔리전스를 향한 메타의 도전

저커버그는 “오픈소스가 곧 AI의 미래”라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메타가 개발 중인 Llama 3 및 이후 모델들이 하이페리온을 통해 더욱 빠르게 진화할 것이라 밝혔다. 이는 자사의 오픈소스 LLM이 GPT, Gemini와 경쟁하기 위한 인프라 기반을 마련하는 행보다. 더 나아가 하이페리온은 메타의 AI 하드웨어, 칩, 모델 훈련 등 전 과정의 수직적 통합을 위한 거점으로 기능하게 된다.

 메타의 부활인가, AI의 판도 전환인가

메타는 AI 시장에서 잃었던 시간과 신뢰를 하이페리온으로 만회하려 한다. 초거대 데이터센터를 통한 전력 기반의 AI 훈련, 오픈소스 전략 강화, 자체 인프라 구축은 단순한 기술 전략을 넘어 시장 판도를 재편하려는 야심으로 읽힌다. 하이페리온은 메타의 부활이 될 수 있을까, 아니면 에너지와 환경이라는 새로운 논쟁의 서막일까. AI 산업의 다음 장은 이제 루이지애나에서 쓰이고 있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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