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초지능을 위한 실용주의, 외부 협력 모델로 전환

메타는 그동안 인공지능 전략에서 철저한 독자 개발 중심의 기조를 유지해왔다. 텍스트 프롬프트 기반 이미지 생성 도구 ‘이매진(Imagine)’, 영상 생성 모델 ‘무비 젠(MovieGen)’ 등을 통해 자체 모델 경쟁력을 강화하려 했지만, 결과는 기대에 못 미쳤다.

메타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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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과 오픈AI 등 경쟁사의 혁신 속도를 따라잡기엔 한계가 명확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메타는 이미지 생성 스타트업 미드저니(Midjourney)와의 기술 라이선스 계약을 추진하며, 외부 파트너십 중심 전략으로 방향을 틀었다.

미드저니 기술 도입으로 멀티모달 AI 경쟁력 강화

메타는 미드저니의 ‘미적 생성 기술’을 활용해 자사 플랫폼 전반에 멀티모달 AI 기능을 통합할 예정이다.

미드저니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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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저니는 최근 기존 이미지를 활용해 짧은 영상을 생성할 수 있는 비디오 모델 ‘V1’을 발표한 바 있다. 이 기술이 인스타그램 릴스(Reels)와 같은 숏폼 영상 플랫폼에 도입되면 사용자 경험이 크게 변화할 수 있다.

메타는 자사 서비스에 미드저니 기술을 탑재함으로써 생성형 AI 콘텐츠를 중심으로 하는 크리에이터 생태계를 확대하고, 차별화된 UX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초지능(AGI) 개발을 위한 인재·인프라·제휴 3박자 전략

메타는 장기적으로 인간 지능을 뛰어넘는 초지능(AGI)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목표를 위해 최근 몇 개월간 경쟁사 출신 AI 연구 인재들을 대거 영입했으며, AI 슈퍼컴퓨팅 인프라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여기에 음성 AI 스타트업 플레이 AI(Play AI) 인수, 데이터 라벨링 기업 스케일 AI(Scale AI) 지분 확보 등 AI 생태계 전반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넓히고 있다. AI 조직 개편을 통해 ‘메타 초지능 랩(Meta AGI Lab)’을 출범시킨 것 역시 이러한 전략의 연장선이다.

빅테크 AI 경쟁 구도, ‘내부 완결’에서 ‘전략적 개방’으로 이동

구글,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테크 자이언트들은 AI 경쟁에서 각각 다른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구글은 유튜브와 연계한 영상 생성 AI 모델 ‘비오 3(Veo 3)’를, 오픈AI는 생성형 영상 모델 ‘소라(Sora)’를 공개해 업계 주목을 받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와의 제휴를 통해 엔터프라이즈 AI 시장을 선점 중이다.

이에 비해 메타는 독자 개발 모델이 한계에 직면하면서 실용주의적 전환을 선택한 것이다. 외부 기술을 빠르게 흡수하고 자사 플랫폼에 접목하는 방식이 점차 글로벌 표준이 되어가고 있다.

메타의 전략 변화, ‘AI 생태계 유연성’이 성패를 가른다

메타가 미드저니와의 제휴를 통해 회복을 노리는 것은 단순한 기술적 우위가 아니라,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생태계 적응력이다. 기존의 AI 모델 통합 지연, 모델 경쟁력 부족 등의 약점을 극복하고, 외부 기술과의 통합을 통해 혁신 속도를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앞으로 메타가 미드저니의 기술을 얼마나 빠르게 자사 플랫폼에 반영하고, 이를 통해 실제 사용자 경험을 어떻게 혁신하느냐가 향후 경쟁 구도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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