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뇌 칩 NO, 손목 YES…메타의 새로운 선택

손목에 차는 밴드만으로 ‘생각’을 읽고 컴퓨터를 조작할 수 있다면? 메타(Meta)가 이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으로 구현 중이다.

24일(현지시간) 메타는 신경 신호 기반의 AI 손목밴드 프로토타입을 공개하며, “수년 내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메타가 출시 예정인 스마트 밴드 모습. 사진=메타
메타가 출시 예정인 스마트 밴드 모습. 사진=메타

이 손목밴드는 뇌에 칩을 삽입하는 방식이 아닌, 근전도(EMG) 신호만으로 사용자의 의도를 해석한다. 마크 저커버그 CEO는 “뇌에 뭔가를 삽입하는 방식보다 훨씬 현실적인 인터페이스”라며, 이 기술을 차세대 AR 글라스 및 XR 디바이스의 핵심 입력 수단으로 제시했다.

■ ‘생각을 해석하는 손목밴드’의 원리

이 손목밴드는 사용자의 손목에서 나오는 미세 전기 신호(sEMG)를 감지해, 손가락 움직임이나 제스처를 의도 단계에서 인식한다.

광학 카메라 기반 손 추적이 조명, 속도, 시야 제한 등 한계를 갖는 반면, 메타의 EMG 방식은 0에 가까운 지연 시간, 폐색 없는 정확도, 야간 사용 가능성까지 확보했다.

토마스 리어든, CTRL Labs 창업자 & 메타 신경밴드 프로젝트 리더는 “뉴런의 활동을 해독해 기계를 거의 무한대로 제어할 수 있다.”고 밝혔다. 

■ 책상 위 타이핑도 ‘생각’만으로 가능

메타는 이 기술이 향후 가상 키보드 수준의 정밀도를 구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사용자는 테이블 위에 손을 올려둔 채, ‘타이핑을 하려는 의도’만으로 텍스트 입력이 가능하다.

의도만으로도 타이핑이 가능해진다. 사진=메타
의도만으로도 타이핑이 가능해진다. 사진=메타

현재까지의 데모에서는 가상 클릭, 스와이프, 필기 인식, 메시지 작성 등이 확인됐으며, 향후 2028년경에는 실제 키보드를 대체할 수 있을 정도의 입력 정확도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메타는 전망하고 있다.

■ 손짓 없이 조작…운동장애 환자 대상 실험도

메타는 카네기멜런대학교와 협력해 척수 손상 환자 대상 연구 실험도 진행했다.

이들은 실제로 손을 움직일 수 없지만, ‘움직이려는 생각’만으로도 90% 이상의 인식률로 제스처를 입력할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Neuralink)처럼 뇌에 칩을 삽입하는 방식과 비교해 비침습적이고 일상적인 접근 방식으로 평가받는다.

■ ‘레이밴 스마트글라스’와 함께 2025년 출시 가능성

2023년 유출된 메타의 AR/VR 로드맵에 따르면, 2025년 중 3세대 레이밴(Ray-Ban) 스마트 글래스와 함께 신경 손목밴드를 출시할 계획이 포함된 바 있다.

두 가지 모델이 검토 중이며, 하나는 EMG 기반 입력 전용 밴드, 다른 하나는 디스플레이 및 카메라가 내장된 스마트워치형 밴드로 구성된다.

또한 이 손목밴드는 2027년 출시 예정인 메타의 풀스펙 AR 글라스의 입력 장치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다만, 해당 일정은 내부 계획 기준이며 변경 가능성이 있음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 테크인싸의 관전 포인트

AI 손목밴드 기술 경쟁은 이제 ‘뇌에 칩을 넣을 것인가’가 아닌, ‘어디를 더 잘 읽을 것인가’의 싸움이 되었다. 메타는 손목이라는 현실적인 경로를 통해, 더 빠르고 직관적인 신경 인터페이스 시대의 서막을 열고 있다.

침묵 속 타이핑, 손동작 없는 클릭, 이동 중에도 생각만으로 조작 가능한 디바이스.

SF에서나 가능하던 상호작용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메타의 손목밴드는 이 미래의 인터페이스가 더 이상 머나먼 일이 아님을 보여주는 신호탄이다.

테크인싸 칼럼니스트 tlswnqo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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