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넘는 AI, 초지능을 만들겠다는 메타의 야심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2025년 6월 30일, 전 직원에게 발송한 사내 메모를 통해 ‘초지능 연구소(Meta Superintelligence Lab, MSL)’ 설립을 공식화했다. 그는 “AI의 발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초지능(Superintelligence) 개발이 가시화되고 있다”며 “이것은 인류를 위한 새로운 시대의 시작이 될 것이며, 메타는 그 길을 선도할 모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선언했다.
초지능은 범용 인공지능(AGI)을 넘어 인간의 모든 지적 능력을 초월하는 AI를 의미한다. 단순한 기술 선도를 넘어, 미래 문명의 패러다임을 주도할 패권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상징한다.
“돈보다 GPU”, 인재들이 메타로 몰리는 진짜 이유
메타는 인재 영입을 위해 최대 2억 달러(약 2,780억 원)의 보상 패키지를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실리콘밸리의 최상위 AI 연구자들이 실제로 주목하는 요소는 따로 있다. 바로 '무제한 GPU 접근권'이다.
2025년 7월 기준, 메타는 NVIDIA H100 GPU 약 35만 대 이상, A100 등 이전 세대 GPU를 포함해 총 60만 대 수준의 GPU 인프라를 구축한 것으로 다수 매체가 보도하고 있다. 이는 2024년 말까지의 확보 목표로 저커버그 CEO가 직접 언급한 수치이며, 실제 납품 기준으로는 analyticsindiamag.com이 "Meta와 Microsoft가 각각 약 15만 대의 H100을 공급받았다"고 전했다.
이 수치는 Microsoft, Google, Amazon 등 경쟁사 대비 단일 기업 기준 세계 최고 수준에 해당한다. Visual Capitalist를 포함한 복수 외신은 "메타가 세계 최대 AI 인프라를 구축 중"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메타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GPU 자원을 프로젝트 단위로 유연하게 분배할 수 있도록 연구 조직을 설계했으며, 스타트업 수준의 독립성과 실험 자유도를 보장하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실제 가동 중인 수량은 공급망 상황에 따라 변동 가능성이 있으며, 공식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메타로 이적한 'AI 천재들'…한국인 정형원도 포함
이 같은 환경은 세계적 AI 인재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최근에는 오픈AI의 추론 모델 ‘o1’ 개발에 참여한 유일한 한국인 연구원 정형원 씨가 메타에 합류했다. 미국 IT 전문 매체 Wired는 7월 16일(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메타 초지능 연구소에 오픈AI 소속 연구원 2명이 새롭게 합류하며, 그 중 한 명이 정형원 씨라고 밝혔다.
그는 2023년 9월 공개된 o1 발표 영상에서, 문법이 깨진 한국어 문장을 AI가 어떻게 정확히 이해하고 번역하는지를 설명하며 얼굴을 알린 바 있다. 그의 주요 연구 분야는 '추론(reasoning)'과 '에이전트(agent)'이며, 이번에 구글 시절부터 함께 일해온 동료 제이슨 웨이와 함께 메타로 이적했다.
MSL은 ‘메타판 오픈AI’…드림팀 완성 중
MSL에는 정형원 연구원 외에도 업계 최정상급 인재들이 속속 합류하고 있다. 전 GitHub CEO인 Nat Friedman과, 스케일AI 창업자이자 현재 MSL 총괄을 맡고 있는 Alexandr Wang, Safe Superintelligence(SSI) 공동 창업자인 Daniel Gross 등이 메타로 자리를 옮겼다.
또한 2025년 7월 초, 메타는 음성 AI 스타트업 'PlayAI'를 인수하고 약 35명 규모의 팀 전체를 MSL에 편입시켰다. TechCrunch와 Bloomberg 보도에 따르면, 이 기술은 "AI 캐릭터·MetaAI·웨어러블 개발 로드맵에 정확히 들어맞는 퍼즐 조각"으로 내부에서 평가받고 있다.
AI는 스케일이 전부다…GPU와 MoE의 만남
GPU 확보는 단순한 연산력 경쟁이 아니라, AI 성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키는 ‘스케일링 법칙(scaling laws)’ 실현의 기반이다. 이는 매개변수, 연산량, 학습 데이터가 많을수록 모델 성능이 선형적으로 향상된다는 이론으로, GPT, Gemini, Claude 등 대형 모델이 공통으로 채택하고 있다.
여기에 메타는 Mixture of Experts(MoE) 구조를 접목하고 있다. 이는 특정 작업에 적합한 일부 전문가 모델만 활성화함으로써 효율성과 성능을 동시에 확보하는 아키텍처다. 대규모 GPU 인프라, 스케일링 전략, 그리고 MoE는 메타가 초지능 실현을 위한 삼각축으로 삼고 있는 핵심 기술 기반이다.
메타의 다음 수, 스마트 안경 + AI + MSL
메타의 초지능 전략은 모델 훈련에 그치지 않는다. 2025년 7월, 메타는 세계 최대 안경 제조업체 에실로룩소티카(EssilorLuxottica) 지분 약 3%를 약 4조8000억 원에 인수했다. 이 회사는 레이밴(Ray-Ban), 오클리(Oakley) 등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메타는 이들과 협력해 AI 기반 AR 스마트 안경 '오라이언(Orion)'을 개발 중이다.
이는 메타가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를 겨냥한 웨어러블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신호이며, 초지능이 현실 세계와 맞닿는 첫 인터페이스가 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초지능 전쟁, 누가 먼저 ‘문명 지배 키’를 쥘까
GPU 확보, 천재 연구자 영입, 전략적 스타트업 인수, 웨어러블 플랫폼 확장까지. 지금 실리콘밸리에서 벌어지는 AI 전쟁은 단순한 기술력 경쟁을 넘어선 총력전이다. 그 중심에서 메타는 ‘시간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AI가 인간을 뛰어넘는 존재가 되는 순간, 이를 가장 먼저 실현하는 기업이 문명의 규칙을 다시 쓰는 주체가 될 것이다. 그리고 지금, 메타는 그 승부수의 한복판에 서 있다.
테크풍운아 칼럼니스트 scienceaza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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