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AWS, 울산에 7조 원 ‘AI 심장’ 세운다
SK그룹과 아마존웹서비스(AWS)가 7조 원 규모로 추진 중인 ‘울산 AI 데이터센터’는 단순한 클라우드 시설이 아니다. AI 모델 경쟁의 무대가 연산 속도와 인프라 효율로 옮겨가는 시대, SK는 속도전으로 AI 인프라 주권을 확보하려 한다.
7조 원 규모, 한국형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의 출발
지난 8월 착공한 울산 미포국가산업단지의 SK AI 데이터센터는 축구장 11개 크기(6만6천㎡)의 부지 위에서 건설 중이다.
SK와 AWS는 약 7조 원을 투자해 2027년 40MW급 시운전을 시작하고, 2029년까지 총 100MW 규모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곳은 완공 시 GPU 약 6만 장을 수용할 수 있는 국내 최대 AI 연산 거점으로, 생성형 AI 모델 학습을 위한 핵심 인프라로 작동하게 된다.
“지하 팔 시간 없다”… PSRC 공법으로 공기 4개월 단축
현장 관계자는 “글로벌 빅테크들이 AI 데이터센터 건설 속도를 경쟁하듯 높이고 있다”며 “SK 역시 시간 단축이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SK는 지하 1층 구조를 과감히 없애고, 지상 5층 규모의 모듈형 설계를 채택했다.
또한 PSRC(Pre-Fabricated Steel Reinforced Concrete) 공법을 도입해 철골 구조물을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만 하는 방식으로 공기를 약 4개월 단축했다.
이 결정은 단순한 공정 효율화가 아니라, AI 인프라 경쟁의 ‘시간 가치(Time Value)’를 앞당기는 전략적 선택이다.
AI 연산의 핵심은 ‘전력·냉각·연결’
AI 데이터센터는 일반 센터보다 전력 소모가 4~10배 많다.
GPU의 발열을 식히기 위해 서버랙 당 40~100㎾의 냉각 용량이 필요하며, 전력 안정성과 효율이 곧 연산 성능으로 직결된다.
SK는 그룹 계열사 역량을 통합해 이 구조를 구축한다. ▲SK하이닉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반도체 기술 제공 ▲SK에코플랜트, 냉각 시스템 및 건축 효율화 담당 ▲SK텔레콤·SK브로드밴드, 네트워크 및 운영 총괄을 한다.
데이터센터 맞은편에는 SK멀티유틸리티(SKMU)의 LNG 복합발전소가 자리하고 있다. 이 발전소는 친환경 전력을 직접 공급하고, 한전 전력을 백업으로 받는 이중 전력망 구조를 형성한다.
AWS의 ‘AI 클라우드 전략’과 SK의 시너지
AWS는 울산 프로젝트를 동북아 생성형 AI 인프라 허브로 설정했다.
지난달 방한한 맷 가먼(Matt Garman) AWS CEO는 경주 APEC 일정 중 울산 현장을 직접 방문해 협력 상황을 점검했다.
센터는 완공 후 코로케이션(Co-location) 형태로 운영된다.
SK가 전력·인프라·유지보수를 맡고, AWS가 GPU 서버룸을 담당해 글로벌 AI 트래픽을 분산 처리하는 구조다. 이는 단순한 호스팅이 아닌, AI 클라우드 자급형 인프라 모델이라는 점에서 글로벌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25조 원 경제 효과, 울산은 ‘AI 인프라 실험장’ 된다
울산시와 SK는 향후 30년간 약 7만8천 명 고용 창출과 25조 원 경제 파급 효과를 예상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AI 데이터센터는 에너지·통신·반도체에 이은 그룹의 4번째 성장축”이라고 밝히며, 향후 1GW 규모까지 확장해 동북아 최대 AI 허브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이번 울산 프로젝트는 ‘데이터를 돌리는 공장(Data Factory)’에서 ‘AI를 훈련시키는 발전소(AI Power Plant)’로 산업 구조가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평가된다.
테크인싸 칼럼니스트 tlswnqo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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