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 경쟁 새 국면...삼성은 TSMC 추격, SK는 HBM 생산력 강화
2025년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판도가 인공지능(AI)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엔비디아와 협업 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수율 개선과 생산능력(CAPA) 확충이라는 숙제를 해결하며 ‘AI 팩토리’ 시대를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은 5만 개의 GPU를 기반으로 한 AI 반도체 스마트팩토리를 통해 파운드리 경쟁력을 높이고,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수요 폭증에 대응해 HBM(고대역폭메모리) 중심의 생산 자동화 체계를 확대한다.
삼성전자, AI로 파운드리 수율 혁신…TSMC와 격차 좁히기 본격화
삼성전자는 최근 엔비디아와 협력해 5만 개 GPU 기반 ‘반도체 AI 팩토리’를 가동하며 제조 공정의 AI 혁신에 나섰다.
AI 팩토리는 생산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실시간 학습해 공정 이상을 예측·보정하는 지능형 플랫폼형 공장으로, 엔비디아의 쿠다(CUDA-X), 옴니버스(Omniverse) 등의 플랫폼이 활용된다.
이 시스템을 통해 삼성은 파운드리 수율과 개발 속도를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이를 “TSMC와의 기술 격차를 좁히는 결정적 발판”으로 보고 있다.
특히 삼성은 3나노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공정에서의 시행착오를 기반으로 2나노 공정 수주 확대에 성공하고 있으며, 테슬라와 22조 원대 계약을 체결해 미국 테일러 팹에서 차세대 칩 ‘A16’을 생산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AI 기반 공정 제어가 성숙되면 삼성의 파운드리 경쟁력이 한 단계 도약할 것”이라며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위 비전 실현의 핵심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 ‘옵티머스’로 AI 메모리 공장 자율화…HBM4 양산 임박
SK그룹은 엔비디아의 디지털 트윈 솔루션 ‘옵티머스(Optimus)’를 도입해 AI 메모리 전용 스마트팩토리 구축에 돌입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SK AI 서밋 2025’에서 “현재의 생산 속도로는 폭발적인 AI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엔비디아의 기술을 접목한 가상 공장을 통해 효율성과 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엔비디아 GPU용 HBM 공급의 주력 파트너로, HBM3E에 이어 HBM4 양산을 올해 4분기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내년부터는 대규모 출하가 본격화된다.
AI 팩토리 구축이 확대될수록 GPU와 HBM의 동반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에,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효과’의 최대 수혜자로 평가된다.
“엔비디아 종속 경계해야”…국내 ‘피지컬 AI·NPU’ 산업 병행 육성 주문
한편 일각에서는 삼성과 SK의 엔비디아 협업이 국내 산업의 엔비디아 종속 심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장영재 KAIST 제조피지컬AI연구소장은 “엔비디아는 한국의 제조 인프라를 활용해 자사 생태계를 확장하려는 의도가 있다”며 “국내 기업들이 GPU와 소프트웨어 의존에서 벗어나 자립형 AI 팩토리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AI 팩토리 기술을 ‘수출 산업화’할 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엔비디아와의 협력은 불가피하지만, 동시에 국산 NPU 및 피지컬 AI 기술 육성을 병행해야 진정한 AI 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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