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 초격전, 메모리 공급망 전쟁 본격화
엔비디아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부터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4) 샘플을 직접 전달받았다고 공식 발표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11월 8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TSMC 주관 행사에서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마이크론 모두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생태계를 지원하기 위해 막대한 생산 능력을 확장하고 있다”며 “세 업체로부터 최첨단 메모리 샘플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AI 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블랙웰(Blackwell) 아키텍처에 대한 수요가 매우 강력하다”고 강조했다.
블랙웰 수요 폭증… “TSMC 웨이퍼까지 부족할 정도”
젠슨 황 CEO는 이날 발표에서 “TSMC의 생산 용량 확보도 쉽지 않다”며 “웨이퍼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엔비디아는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넘어 중앙처리장치(CPU), 네트워크 스위치 등 다양한 AI용 칩을 직접 개발하며 반도체 전 영역으로 확장 중이다.
웨이저자 TSMC의CEO 역시 “젠슨 황이 웨이퍼 추가 공급을 요청했지만, 구체적인 수량은 기밀 사항”이라며 “엔비디아의 성공은 TSMC의 첨단 공정과 긴밀히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현재 시가총액 5조 달러를 돌파한 세계 최초의 반도체 기업으로, 젠슨 황 CEO는 이날 행사에서 ‘5조 달러의 사나이’로 불렸다. 그는 “AI 컴퓨팅 시대의 가속은 이제 시작 단계”라며 “메모리 공급망의 혁신이 곧 AI 산업의 경쟁력”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반도체, ‘엔비디아 공급망’ 핵심 축으로 부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엔비디아의 AI 칩 공급망 중심에 서게 됐다.
SK하이닉스는 이미 HBM3E 제품을 전량 판매 완료했으며, “내년 생산 물량이 모두 예약돼 있다”며 “AI 슈퍼사이클을 대비해 설비 투자를 대폭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블랙웰’용 HBM4 공급을 목표로 협의를 진행 중이며, 샘플 테스트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HBM4는 기존 대비 전력 효율과 대역폭을 크게 향상시킨 메모리로, AI 학습 속도와 데이터 처리량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차세대 핵심 부품이다. 양사는 각각 12단 적층 이상의 초고속 HBM을 개발 중이며, 엔비디아는 이를 기반으로 차세대 AI 데이터센터용 칩 설계를 추진 중이다.
“AI 슈퍼사이클” 앞둔 메모리 전쟁
전문가들은 이번 발표를 ‘AI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신호탄’으로 평가한다.
엔비디아의 블랙웰 플랫폼은 기존 호퍼(Hopper)보다 2배 이상의 성능을 내며, 이를 구동하기 위한 메모리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메모리 공급 부족이 GPU 출하량을 제약할 가능성도 제기되는 가운데, 젠슨 황 CEO가 직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샘플 확보를 언급한 것은 공급 안정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업계 관계자는 “HBM 시장은 이제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주 무대가 됐다”며 “한국 반도체의 기술력과 생산력이 엔비디아의 AI 비전과 맞물리면서 글로벌 경쟁 구도가 완전히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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