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보틱스 결합한 ‘주차 자동화’ 경쟁 본격화…도심 공간 활용 혁신 예고

주차장이 더 이상 운전자의 스트레스 공간이 아니다. 카카오모빌리티와 현대위아가 각각 로봇 주차 기술을 실증·상용화하면서, ‘주차는 사람이 아니라 로봇이 하는 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기술이 결합한 주차 자동화 솔루션은 향후 스마트시티 인프라의 핵심 축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카카오모빌리티, HL로보틱스・충북과기혁신원과 국내 최초 ‘로봇발레’ 서비스 를 실증 중이다.  사진=카카오모빌리티 제공
카카오모빌리티, HL로보틱스・충북과기혁신원과 국내 최초 ‘로봇발레’ 서비스 를 실증 중이다.  사진=카카오모빌리티 제공

카카오모빌리티, 로봇 발레파킹 서비스 시범 개시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10월 15일 ‘로봇 발레파킹’ 서비스를 처음으로 공개하며 차세대 모빌리티 인프라 실증에 나섰다. 운전자는 단지 차량을 입구에 세워두기만 하면 되고, 나머지 주차 과정은 로봇이 전담한다.

이 서비스는 운전자가 키오스크를 통해 차량 정보를 입력하면, 두 대의 로봇이 등장해 차량 밑으로 들어가 자동으로 회전·이동시켜 주차 구역에 정확히 정렬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카카오톡과 연동된 시스템을 통해 운전자는 출차 요청까지 간편하게 진행할 수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번 시범 서비스를 건물 입주기관 직원 대상으로 운영하며, 향후 일반 이용자에게도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로봇 발레파킹은 복잡한 도심 주차 문제를 해결하고, 사람 중심의 이동 경험을 한층 확장시킬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시연 중인 주차로봇.  사진=현대위아 제공

현대위아·현대건설, ‘로봇 맞춤형 주차장’ 공동 개발 MOU

로봇 주차 기술의 확산에 발맞춰 인프라 개발도 본격화되고 있다. 현대위아와 현대건설은 지난 11월 7일, 경기도 의왕연구소에서 ‘로봇 주차 솔루션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로봇 맞춤형 주차장’을 공동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로봇 운용에 최적화된 신규 사업지를 발굴하고 구조 설계를 담당하며, 현대위아는 로봇 제어 소프트웨어와 사용자경험(UX)·인터페이스(UI) 설계를 맡는다.

이날 시연된 현대위아의 신형 주차로봇은 최대 3.4톤의 차량을 이동시킬 수 있으며, 이미 ‘팩토리얼 성수’와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등에서 상용화된 기술력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현대위아 관계자는 “로봇 주차 솔루션을 통해 효율적인 공간 활용과 안전성을 모두 확보해, 미래 도심형 주차의 표준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로봇이 설계하는 도심 공간, 스마트 인프라의 시작

전문가들은 로봇 주차 기술이 단순한 ‘편의 서비스’를 넘어, 도심 공간 재구조화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차로봇은 차량 간격을 최소화해 주차 효율을 최대 40%까지 높이고, 운전자 동선 축소로 인한 안전사고 감소, IoT 기반 통합 관리로 운영비 절감 등의 효과를 가져온다.

결국 주차장은 더 이상 ‘정적인 구조물’이 아닌 지능형 이동 시스템(Intelligent Mobility System) 으로 진화하고 있다. AI와 로보틱스, 빅데이터를 결합한 이 시스템은 도심 교통 흐름과 건축 설계 패턴까지 바꿀 잠재력을 지닌다.

주차의 개념이 바뀐다...‘운전’에서 ‘자동화’로

카카오모빌리티의 로봇 발레파킹과 현대위아의 로봇 주차장 프로젝트는 한국형 스마트시티 구현의 실제 모델로 평가된다.

주차로봇이 상용화되면 차량 회전 반경, 주차 동선, 인프라 구조 설계가 모두 달라진다. 이는 결과적으로 도심 공간의 활용도를 높이고, 친환경·효율 중심의 도시 생태계를 구축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기존의 ‘운전자가 주차하는 공간’은 이제 ‘로봇이 관리하는 공간’으로 대체되고 있다. 주차의 미래는 이미 주차장 안이 아닌, 기술의 영역에서 시작됐다.

테크인싸 칼럼니스트  tlswnqo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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