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장기간 주도해온 폴더블 시장에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했다. 

모토로라가 2025년 상반기 서유럽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서 레이저(Razr) 시리즈를가 급부상하며, 삼성과 아너(HONOR)가 주도해온 시장 구조를 네 개 브랜드의 경쟁 체제로 바뀌고 있다.

모토로라 폴더블폰 레이저 60.  사진=모토로라
모토로라 폴더블폰 레이저 60.  사진=모토로라

폴더블 시장의 중심축 이동…삼성 독주 체제에 균열

서유럽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은 오랫동안 삼성 갤럭시 Z 시리즈와 아너 매직 V 라인업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그러나 2025년 상반기 들어 흐름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모토로라 레이저 60(Razr 60)은 15% 점유율로 출하량 기준 상반기 1위에 올랐으며, 전작 레이저 50까지 포함하면 모토로라의 합산 점유율은 27%까지 확대됐다.

이는 지난해 아너 매직 V2와 삼성 갤럭시 Z 플립5가 각각 20% 이상을 기록하며 양강 구도를 유지하던 상황과 대비된다. 올해 상반기 시장에서는 단일 브랜드의 독점적 비중이 낮아지고 경쟁 구도가 더욱 촘촘하게 재편되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단순한 ‘신제품 효과’를 넘어서 브랜드 간 영향력 균형이 구조적으로 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모토로라 폴더블폰 레이저.  사진=모토로라
모토로라 폴더블폰 레이저.  사진=모토로라

유럽에서 통했다…모토로라의 성장 전략

모토로라의 약진은 우연이 아니라 유럽 시장 특성을 정밀하게 겨냥한 전략적 선택의 결과다. 첫째, 이동통신사 유통 확대 전략이 브랜드 가시성을 크게 높였다. 영국·독일·프랑스 주요 이동통신사에 레이저 50·60이 빠르게 입점하며 소비자 접근성이 비약적으로 향상됐다.

둘째, 기종별 가격대와 타깃 사용자군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전략이 주효했다. 플립형 라인업을 중가형·프리미엄형으로 분리해 소비자가 복잡한 선택 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자신의 예산에 맞춘 모델을 쉽게 찾을 수 있게 했다. 이는 유럽 소비자들의 ‘합리적 지출’ 성향을 정확하게 파고든 전략으로 평가된다.

셋째, 플립형 디자인 특유의 감성·휴대성·개성을 극대화한 전략이 젊은 소비자층과 맞물렸다. 경량화된 바디, 개선된 힌지 구조, 커버 디스플레이 활용성 강화는 레이저 시리즈를 단순한 스마트폰이 아닌 ‘라이프스타일 기기’로 자리매김하게 만들었다.

구글 픽셀 10.  사진=구글
구글 픽셀 10.  사진=구글

구글과 함께 형성한 ‘4파전’…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져

2025년 상반기 서유럽 폴더블 시장은 삼성·아너·모토로라·구글 네 브랜드가 점유율을 고르게 나누는 4파전 체제로 재편됐다. 구글 픽셀 9 프로 폴드와 레이저 시리즈가 나란히 출하량 상위권에 오르며 기존 양강 구도를 흔들고 있다.

10월 초 유럽 주요 유통망에 진입한 픽셀 10 프로 폴드는 초기 보상판매와 번들 프로모션을 앞세워 특히 영국 시장에서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다. 여기에 2025년 연말 쇼핑 시즌에는 삼성의 ‘갤럭시 Z7 시리즈’가 합류해 브랜드 간 경쟁 강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테크인싸 칼럼니스트  tlswnqo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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