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차기 CEO로 존 터너스(John Ternus)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수석 부사장이 급부상하면서, 애플이 10년 만에 다시 ‘하드웨어 엔지니어 출신 리더십’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단순한 인사 교체를 넘어, 애플의 제품 전략·AI 경쟁력·조직문화까지 바뀌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KMJ는 FT의 단독 보도 이후, 터너스 체제에서 예상되는 핵심 변화와 내부 구조 재편 가능성을 심층적으로 분석했다.

애플 팀 쿡 CEO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애플 팀 쿡 CEO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 하드웨어 엔지니어 출신의 귀환… ‘잡스-아이브’ 라인의 철학 복원?

존 터너스는 오래전부터 ‘애플이 가장 신뢰하는 엔지니어’로 꼽혀왔다.

2013년 아이폰·아이패드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총괄을 맡은 이후, 애플의 대표 제품군 대부분을 총괄해온 핵심 인물이다.

그가 CEO가 될 경우, 애플은 다음과 같은 흐름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있다.

① 제품 중심 철학 강화

팀 쿡 체제는 ‘공급망·운영·재무 최적화’에 강점이 있었다면, 터너스는 제품·디자인·사용자 경험을 우선순위로 두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는 곧 ‘잡스–아이브 시대의 UX·하드웨어 혁신 기조가 다시 떠오를 수 있다’는 의미다.

② ‘가벼운 혁신’에서 ‘체감되는 혁신’으로의 전환

지난 3~4년간 애플은 제품 카테고리 확장(AI·XR)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터너스가 CEO가 된다면, 완전히 새로운 하드웨어 라인업이 등장할 수 있다는 전망이 있다.

▲AI 전용 기기 ▲비전 프로 후속기기의 본격 상용화 ▲아이폰 외 신규 플랫폼 실험 (모듈형, 신형 웨어러블) 등의 하드웨어 경쟁력이 다시 애플 전략의 ‘중심축’이 될 가능성이 높다.

존 터너스 애플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문 수석 부사장  사진=애플
존 터너스 애플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문 수석 부사장  사진=애플

■ AI 시대, 애플이 풀어야 할 가장 큰 과제

터너스 체제가 출범할 경우, 그가 직면할 가장 현실적인 전장은 AI 경쟁이다.

① 구글·삼성은 이미 AI 기기 표준화 진행 

2024~2025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AI폰’이 핵심 트렌드로 굳어졌다.

구글은 제미나이(Gemini)를 기기 전반에 통합했고, 삼성은 갤럭시 AI를 내세웠다.

② 애플은 가장 늦게 뛰어든 플레이어

애플 온디바이스 AI ‘애플 인테릴전스(Apple Intelligence)’를 발표했지만, 실제 기능 체감은 제한적이고, 대표 서비스 시리(Siri)는 여전히 업그레이드 되지 않았다라는 평가가 많다.

따라서 터너스가 CEO가 된다면 첫 번째 과제는 ▲AI 성능 극대화용 새로운 실리콘(M5·A20급) 개발 ▲TSMC와의 칩 공급망 협력 강화 ▲‘기기 최적화형 AI’ 도입 ▲애플 인텔리전스의 세계 시장 확장으로 ‘AI 경쟁력 확보’하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AI 시대에 하드웨어 엔지니어가 CEO가 되는 것은 아이러니하면서도 전략적 선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AI 전쟁의 승패는 결국 칩·센서·전력·기기 내 연산능력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 조직 구조 변화 가능성… 운영·재무 중심에서 엔지니어링 중심으로

팀 쿡의 재임 기간 동안 애플은 매출이 10배 증가했으며, 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인 공급망 기업으로 성장했다. 관리형 리더인 팀 쿡의 성과였다. 

하지만 CFO 루카 마에스트리, COO 제프 윌리엄스 등 핵심 운영진이 올해 잇따라 물러났다. 이는 조직의 중심이 이미 엔지니어링·제품개발로 이동 중임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터너스 체제로 전환될 경우 본격적인 조직 변화가 예상된다. 

▲AI·칩 개발 부문 예산 대폭 확대 ▲디자인·엔지니어링 부문 영향력 재강화 ▲글로벌 운영·공급망 영역은 부사장 라인으로 권한 이양 ▲신제품 타임라인 단축 압력 증가 ▲XR·웨어러블 부문 리더십에 힘 실릴 가능성이 점쳐진다.

특히 ‘애플카’ 프로젝트가 공식적으로 중단되었지만, 내부적으로 남아 있는 자율주행·센서 기술 인력을 재배치하는 과정에서 하드웨어 엔지니어 출신 CEO는 유리하다는 분석도 있다.

■ 왜 지금 승계 논의가 급부상했나?

FT 보도에 따르면 이번 승계 논의는 갑작스런 일이 아닌, 장기적 계획의 일환이다.

하지만 업계는 교체 시점이 앞당겨질 것이라고 점쳐지는 것은 2025년이 애플에게는 가장 힘든 한 해였기 때문이다. 

▲AI 경쟁력 우위 상실 ▲중국 시장 점유율 하락 ▲비전 프로(Vision Pro) 판매 부진 ▲아이폰 성장률 둔화 ▲미국·EU의 규제 압박 증가

이런 상황에서 CEO 교체는 전략 변화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

더불어 올해 애플의 최고 재무·운영 책임 라인이 연달아 이탈하면서 재무·운영 라인이 빠진 뒤 공백 메우기 위해서도 후계 구도는 사실상 ‘터너스 중심’으로 재편된 것으로 보인다.

■ 발표 시점은 언제?

현재 업계에서 가장 가능성이 큰 시나리오는 ▲2026년 초(1~3월) : 승계 공식 발표 ▲6월 WWDC 2026 : 신임 CEO의 첫 대형 무대에서 데뷔다. 

FT는 2026년 1월 애플 실적 발표 전에는 승계 발표 가능성은 낮다고 보도했다. 이는 새 경영진이 무대에 서기 위해 준비할 시간을 확보해야 하는 이유 때문이다.

■ ‘포스트 팀 쿡’ 애플은 다시 제품 중심 기업으로 회귀할 것인가

팀 쿡은 실리콘 밸리 역사에서 가장 성공적인 CEO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팀 쿡의 애플은 운영·재무·공급망 혁신이 이끌었다. 터너스 체제가 출범한다면 애플은 다시 제품·하드웨어 중심의 기업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AI 시대에 애플이 어떻게 반격할지, 그리고 하드웨어 엔지니어 출신 CEO가 어떤 전략을 펼칠지, 2026년 애플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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