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이제 AI와의 공존은 선택 아닌 필수
| 누구나 일을 하며 기쁨과 슬픔을 느낀다. 일을 통해 성장 중인 우리 시대 스마트 워커를 위한 가이드. |
AI에게 일 뺏기는 법, 혹은 부려먹는 법 #1
기술이 새로 등장할 때 인간은 늘 불안해한다. 역사를 돌이켜 보면, 변화는 언제나 생존을 위협하는 듯 보였다. 불과 200년 전만 해도 인간이 마법과 기술을 구분하기란 쉽지 않았다. ‘오즈의 마법사’에서도 도로시와 친구들은 위대한 마법사를 찾아갔지만, 그는 마법사가 아니라 단순한 사기꾼 기술자였을 뿐이다. 사람들은 그가 마법을 부린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그는 기술을 이용해 환상을 만들어냈다. 이는 인류사에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반복되는 패턴이다. 사람들은 기술을 마법처럼 여기고 두려워하지만, 결국 이를 받아들이고 활용하는 사람이 더 큰 변화를 주도한다. AI도 다르지 않다. 처음에는 두려움과 불안이 앞서지만, 올바르게 활용하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된다.
산업혁명도 마찬가지였다. 마차를 끌던 마부들은 직업을 잃을까 걱정했지만, 결국 자동차 산업이 생기면서 운전사로 변신했다. 방직공들은 기계가 자신의 자리를 빼앗을까 두려워했고, 영국에서는 러다이트(Luddite) 운동이 일어났지만, 기계화는 오히려 더 많은 직업을 창출했다. AI도 같은 흐름을 따를 것이다. 변화에 저항하기보다 AI를 활용해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이다.
지금 AI는 단순 반복 업무에서 창의적인 영역까지 점점 깊숙이 들어오고 있다. 자동화된 보고서 작성, 마케팅 카피 생성, 영상 편집과 고객 응대까지 AI가 대체할 수 있는 업무가 늘어나면서 ‘AI가 내 일을 빼앗을까?’ 하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AI는 단순한 대체자가 아니라, 더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일을 할 수 있도록 돕는 협력자가 될 수도 있다. AI가 대체할 가능성이 높은 업무는 데이터 수집 및 정리, 고객 응대, 일정 관리 등 반복적인 작업들이다. 반면, 전략적 의사결정, 창의적 콘텐츠 제작, 인간적 요소가 중요한 업무는 AI가 보완하는 역할을 하며 오히려 더욱 강화될 수 있다. 결국, AI는 반복적이고 효율성이 중요한 작업을 대체하지만, 창의적이고 인간적인 판단이 필요한 작업은 더욱 가치가 높아질 것이다.
그렇다면 AI와 어떻게 협업할 것인가? AI와의 협업은 이미 일상화되었다. 코리아 메타버스 저널을 운영하면서 콘텐츠 초안을 빠르게 구성할 때 ChatGPT를 활용하고, 데이터 분석 작업에서는 AI 기반 리서치 툴을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물론 AI가 써준 원고를 그대로 내보내진 않는다. AI는 속도는 빠르지만 감각은 둔하다. 인간의 위트와 경험이 더해질 때 비로소 완성도가 높아진다. 또한, 영상 콘텐츠 제작에도 AI를 적극 활용한다. 자동 영상 편집 도구를 이용하면 컷 편집이 몇 초 만에 완성되고, 자막 생성까지 AI가 처리해준다. 덕분에 더 중요한 기획과 스토리텔링에 집중할 수 있다.
핵심은 누구나 기획자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AI가 단순 작업을 대체하는 시대에는 기획력이 더욱 중요해진다. 학문적으로 기획은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며, 필요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과정’이라 정의한다. 이제 단순 실행이 아닌, 일의 결과물을 예상하고 적절하게 배분하며, 이를 가이드할 수 있는 능력이 필수 역량이 되었다. 가치 판단을 할 수 있는 기획력이 없으면 AI가 내놓는 데이터와 정보를 단순히 받아들이기만 하게 되고, 이는 인간의 경쟁력을 오히려 약화시킬 수도 있다. 결국, AI를 활용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AI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기획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미 많은 기업이 AI를 활용해 성과를 내고 있다. 콘테크(Con Tech) 스타트업 서벡스(SUBEX)는 AI를 활용해 기존 개발 인력 생산성을 두 배 이상 향상시켰다. 한 반도체 기업의 시스템 반도체(SoC) 설계 연구원은 AI와의 협업을 통해 반복되는 코딩 시간을 놀라울 정도 단축시켰고 본인은 더 전략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고 했다. 수많은 광고 대행사들은 AI 기반 콘텐츠 생성 도구를 활용해 소셜미디어 마케팅 속도를 높이고 창의적인 기획에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AI는 단순히 사람의 일을 빼앗는 존재가 아니라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창의력을 발휘할 여지를 넓혀준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에서는 AI를 단순한 자동화 도구가 아니라 ‘인간의 업무 방식을 재설계하는 파트너’라고 설명한다. AI는 우리 대신 일하는 게 아니라, 우리와 함께 일하는 존재다. 미국 MIT의 연구에 따르면, AI를 단독으로 활용했을 때보다 인간과 AI가 협력했을 때 생산성이 40%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즉, AI와 협력하는 법을 익힌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격차는 앞으로 더 커질 수밖에 없다.
AI를 부려먹는 법을 익히려면, 첫째, AI 도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문서 작성 도구를 이용해 초안을 빠르게 만들고, 데이터 분석 AI를 활용해 업무 결정을 내리며, AI 기반 자동화 솔루션으로 반복적인 업무를 줄이는 것이다. 둘째, AI가 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역량을 키워야 한다. 창의적 사고, 공감 능력, 비판적 사고와 같은 영역은 AI가 쉽게 대체하지 못하는 영역이다.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감각과 맥락을 이해하는 능력을 극대화해야 한다.
이제 AI와의 공존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겁먹지 말고 AI를 적극 활용하며, 더 높은 가치를 창출하는 법을 익혀야 할 때다. 시대는 변해도, 변하지 않는 건 결국 적응하는 사람이 살아남는다는 점이다. 그러니 걱정만 하기보다 AI에게 일을 맡기고, 우리는 더 중요한 일에 집중하는 게 낫지 않을까?
코리아 메타버스 저널 발행인
전 와디즈 CMO로서 크라우드 펀딩과 스타트업 투자 문화를 대중화시켰으며, 쏘카 CMO로 근무하며 모빌리티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확장했다. Daum 브랜드 마케팅 총괄, Mnet 편성PD로 콘텐츠 마케팅, 채널 아이덴티티티 전략 등 브랜드 정체성과 시장 포지셔닝을 강화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또한 애니메이션 로보카폴리 뉴미디어/커머스 사업총괄, 이머시브 테크기업 올림플래닛의 사업/마케팅을 총괄한 바 있다. 현재 코리아 메타버스 저널의 발행인으로 메타버스, AI, XR 등 새로운 기술과 미디어 비즈니스의 접점을 연구하고 있으며, AI 시대의 스마트워크와 일의 미래를 탐구하는 칼럼을 연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