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IT 수업] 왜 큰일이고, 우리 모두가 조심해야 하는 이유
약 2300만 명의 사람들이 쓰는 SK텔레콤(이하 SKT)에서 휴대폰 번호를 비롯한 개인정보를 도둑맞는 일이 벌어졌어요.
해커들이 전화번호를 비롯한 유심(USIM) 인증키 등 서버에 저장된 사람들의 정보를 훔쳐 갔어요. 이건 단순히 개인정보가 유출되어 스팸 메시지가 오는 것과 달리 매우 위험한 상황이에요.
휴대폰 전화번호와 유심 인증키 등 이동통신사 서버에서 해킹한 정보를 활용해 돈을 빼가고, 인터넷상에 저장된 다양한 계정을 빼앗아 가는 범죄가 발생할 수 있거든요.
유심(USIM)이 뭐길래 이렇게 위험한 걸까?
유심은 휴대폰에 들어가는 작은 칩이에요. 이 안에 전화번호, 나라는 정보 등 각종 인증 정보가 들어 있어요. 쉽게 말해, 이 칩이 ‘나’라는 걸 증명해주는 디지털 ID카드 같은 것이죠. 그런데 이걸 도둑 맞아 누가 몰래 바꾸면, 그 사람이 나인 척 할 수 있는 거예요.
해커들은 해킹한 정보를 어떻게 활용할까?
1. 해커가 피해자의 전화번호는 물론 통신 관련 핵심 정보(유심 인증키, 이동가입자식별번호, 단말기고유식별번호 등)도 함께 빼돌려요.
2. 이 핵심 정보를 활용하면 피해자의 정보를 이용해 통신사에 유심 변경을 요청하거나, 복제 유심을 만들 수 있어요.
3. 복제 유심을 휴대폰에 꽂으면 진짜 주인의 휴대폰은 꺼지고, 해커의 복제폰이 주인의 번호가 돼버려요.
무슨 일이 벌어질까?
해커는 이제 이 복제폰으로 네이버 등 메일 계정, 카카오톡 인증, 다양한 사이트의 문자 인증까지 할 수 있어요. 이를 통해 비밀번호를 변경해 개인 계정을 탈취하거나 이름, 주민번호, 주소 등의 추가적인 개인정보를 훔치기도 해요. 여기에 성공하면 대출을 받거나, 은행이나 가상화폐 거래소 등에서 돈을 빼갈 수도 있는 거요.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도 2021년 KT에서 해킹이 발생해 네이버 계정 비밀번호가 변경되고, 카카오톡이 다른 기기에서 로그인되었으며,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수백만 원 상당의 암호화폐가 빼돌려진 사건이 있었어요.
이렇게 유정 정보를 해킹해 유심을 복제한 뒤, 이를 이용해 복제폰을 만들어 악용하는 공격을 '심스와핑'이라고 해요. 이런 심스와핑은 실제 휴대폰의 주인이 잠든 새벽시간에 주로 발생하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피해가 커질 수 있어요.
개인정보는 도대체 얼마나 중요한 걸까?
우리가 평소 아무렇지 않게 입력하는 이름, 전화번호, 주소, 주민등록번호 같은 정보는 사실 ‘디지털 세계의 나 자신을 증명하는 열쇠’예요. 그런데 이 정보들이 해커나 범죄자에게 넘어가면 해커들이 진짜 나인 척하면서 온갖 나쁜 일을 벌일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인터넷에서는 이런 개인정보가 불법 거래되기도 해요.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만 있어도 수천 원에서 수만 원, 여기에 전화번호나 주소, 계좌 정보까지 함께 있으면 한 사람 정보가 수십만 원에 팔리기도 해요.
왜 이렇게 비쌀까요? 이 정보를 사는 사람은 그걸로 대출을 신청하거나, 게임 계정을 훔치거나, 택배를 몰래 주문하거나, 심지어 가짜 신분증을 만들어 범죄에 쓰기도 하거든요. 특히 요즘은 학교나 학원에서 쓰는 앱, SNS 계정, 게임 계정에도 개인정보가 들어 있어서, 단순한 장난처럼 시작된 일도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요.
그러니까 개인정보는 단순히 ‘내 정보’가 아니라, 사이버 공간에서 나를 증명하는 ‘또 하나의 나’라고 생각해야 돼요.
우리는 어떻게 조심해야 할까?
먼저, 모르는 사람이 보내는 문자나 전화는 절대 클릭하지 말고 무시해야 해요. ‘당첨’이나 ‘결제 오류’ 같은 문자는 거의 다 사기일 가능성이 높고, 특히 문자에 있는 링크는 절대 누르면 안 돼요. 개인정보를 전화나 메시지로 쉽게 말하지 않는 것도 중요해요. 주민등록번호, 주소, 인증번호 같은 정보는 친구끼리라도 함부로 공유하면 안 돼요. SNS에 학교, 생일, 자주 가는 장소를 자세히 올리는 것도 피해야 해요.
자주 쓰는 계정은 OTP나 지문·얼굴 인식 같은 이중 인증을 꼭 설정해 두세요. 비밀번호만으로는 안전하지 않아요. 그리고 갑자기 휴대폰이 꺼지거나 인증 문자가 오지 않으면 유심 해킹을 의심해야 해요. 이런 일이 생기면 바로 부모님과 함께 통신사에 확인해보는 게 좋아요.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유심 변경 알림’이나 ‘번호 이동 알림’ 같은 보안 알림 서비스도 꼭 신청해 두면 더 안전해요.
휴대폰은 이제 디지털 세상의 ‘열쇠’예요
휴대폰은 이제 단순한 기계가 아니에요. 나를 대신해 세상과 연결되고, 나를 지켜주는 ‘디지털 나’의 일부예요. 내 휴대폰을 지키는 건 결국, 나 자신을 지키는 일이에요.
KMJ AI 기자 금몽전(金夢展) kmj@kmjourna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