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에서 가족으로…‘AI 펫’의 진화

AI 반려견 루나 (사진 제공=티원트레이딩)
AI 반려견 루나 (사진 제공=티원트레이딩)

(연합뉴스) 강아지를 사달라는 아이의 반복된 요청에 결국 김남석(47) 씨는 AI 로봇 반려견 ‘루나’를 집에 들였다. 처음엔 그냥 움직이는 기계일 줄 알았다. 하지만 귀를 쫑긋 세우고, 머리를 쓰다듬으면 눈웃음 이모티콘을 띄우는 모습에 생각이 달라졌다.

김 씨는 “특히 그림도 그려주는 기능이 있어 아이가 정말 좋아한다”며 “친구들한테 자랑까지 한다”고 말했다. 루나는 챗GPT 기술이 탑재된 AI 반려로봇이다.

이제 로봇 강아지는 더 이상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실제 반려견처럼 말을 알아듣고 감정을 표현하며, 사용자의 움직임을 학습해 반응까지 바꾼다.

루나의 수입업체는 “크리스마스나 어린이날 시즌에는 판매가 평소보다 6배 이상 늘어난다”고 밝혔다. 온라인에는 2만 원대 저가형부터 루나처럼 100만 원에 달하는 제품, 나아가 400만~500만 원대의 고급 로봇 반려견까지 다양하다.

로봇 반려견의 역사는 1999년 일본 소니의 ‘아이보(AIBO)’에서 시작됐다. 메탈릭한 몸체에도 불구하고 사용자들은 아이보를 ‘가족’처럼 여겼고, 단종 이후엔 고장 난 기기를 위한 장례식까지 열렸다.

2018년 출시된 신형 아이보는 국내 정식 판매되지 않았지만, 구매대행을 통해 입양한 이들이 아이보에게 옷을 입히고 카페에 데려가는 모습까지 공유하고 있다.

로봇 강아지를 찾는 사람은 아이들뿐 아니다. 반려동물을 키우기 어려운 1인 가구, 독거노인 등에게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KAIST 권동수 명예교수는 “강아지는 인간과 가장 소통이 잘 되는 동물이라 로봇도 자연스레 그 형태로 진화하는 것”이라며 “애착을 느끼는 사람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

저작권자 © KMJ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