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5% 정확도 ‘전자 코’ 탄생…고습도 속에서도 유해가스 감지 척척!
비 오는 날처럼 습한 환경에서도 사람처럼 냄새를 맡고 가스를 구별할 수 있는 ‘전자 코’가 국내 연구진의 손에서 탄생했다.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에너지신소재화학공학부의 심영석 교수 연구팀이 고신뢰성 나노가스센서와 최신 딥러닝 기술을 결합해, 극한의 고습도 환경에서도 99.5% 이상의 정확도로 다양한 가스를 식별할 수 있는 ‘인공 후각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이 연구는 독일의 세계적 권위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 5월 온라인판에 실리며 국제적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전자 코, 진짜 코처럼 냄새를 맡는다?
사람의 코처럼 다양한 냄새를 맡고 구분하는 기술, 이른바 ‘인공 후각 시스템’은 오래전부터 미래형 감지 기술로 주목받아 왔다. 하지만 높은 습도 환경에선 성능이 급격히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었다.
심 교수팀은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나노 크기의 반도체 센서를 정교하게 배열하고, 딥러닝 기반 인공지능으로 데이터를 분석해 습도 영향을 최소화했다. 그 결과, 극한의 고습도 환경에서도 가스 종류를 99.5% 이상 정확하게 분류하는 데 성공했다.
어디에 쓸 수 있을까?
심 교수는 “이번 연구는 센서의 정밀성과 인공지능 학습 효율을 동시에 끌어올린 융합 기술”이라며, “산업 현장에서 유해가스를 빠르게 감지하거나, 사람의 날숨을 분석해 폐 질환이나 당뇨병을 조기에 진단하는 의료 분야에도 활용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즉, 이 기술은 공장·화학시설 같은 위험한 작업 환경은 물론, 병원이나 가정에서도 건강 상태를 스스로 체크할 수 있는 미래형 솔루션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번 연구에는 심 교수를 중심으로 에너지신소재화학공학부의 조윤행 석사과정생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한국화학연구원, 상명대학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홍익대학교 등 여러 기관의 전문가들이 함께했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