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역사상 최대 인수 가능성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애플이 인공지능(AI) 스타트업 ‘퍼플렉시티AI(Perplexity)’의 인수를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애플의 인수합병(M&A) 책임자인 아드리안 페리카는 서비스 부문 수장 에디 큐를 비롯해 주요 AI 의사결정자들과 함께 검토 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논의는 초기 단계로, 퍼플렉시티 측에 직접 인수 제안을 전달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퍼플렉시티가 가진 기술력과 시장 지위, 사용자 성장 속도는 애플의 관심이 단순한 탐색 차원이 아님을 시사한다.
퍼플렉시티는 2022년 오픈AI 출신 아라빈드 스리니바스가 공동 창업한 스타트업으로, 실시간 웹 검색 기반 응답 시스템을 도입했다. 답변에는 항상 출처를 명시하고, 기존 대형 언어모델(LLM)이 겪는 ‘환각’ 현상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신뢰도를 높였다.
기업가치 19조 원…애플 역사상 최대 인수 가능성
퍼플렉시티는 2025년 4월, 시리즈 B 라운드를 통해 5억6,000만 달러(약 7,6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 과정에서 기업가치는 140억 달러(한화 약 19조 원)로 산정됐다. 이는 애플이 과거 2014년에 비츠(Beats)를 30억 달러에 인수한 이후 최대 규모의 인수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블룸버그는 “퍼플렉시티는 현재 AI 검색 분야에서 구글과 경쟁 가능한 유일한 신생 기업 중 하나”라며 “이 기업을 인수하는 것은 애플의 전략적 전환점을 의미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MAU 151만 돌파…국내서도 1년 만에 50배 성장
사용자 수 성장도 괄목할 만하다. 모바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와이즈앱에 따르면 24년 6월 3만 명이었던 퍼플렉시티의 국내 MAU는, 25년 5월 기준 151만 명으로 1년 만에 50배 넘게 증가했다.
이는 SK텔레콤과의 협력 덕분이기도 하다. SKT는 2024년 6월 1,000만 달러를 퍼플렉시티에 투자, 프리미엄 모델인 ‘퍼플렉시티 프로’(연 29만 원 상당)를 자사 사용자에게 무상 제공 중이다.
또한 삼성전자도 2026년 출시 예정인 ‘갤럭시 S26’에 퍼플렉시티 AI 어시스턴트를 기본 탑재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며, 블룸버그는 “양사가 최종 합의에 근접했다”고 보도했다.
"우린 수익 내고 있다"…IPO는 2028년 이후
한편 퍼플렉시티는 최근 일부 사용자들이 ‘자동 모드’ 기능 도입을 두고 “제품 단순화가 재정난 때문”이라는 의혹을 제기하자, 아라빈드 스리니바스 CEO가 직접 해명에 나섰다. 그는 25년 3월 31일, 레딧 공식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우리는 수익을 내고 있으며, 확보한 자금을 고스란히 보유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기업공개(IPO)는 2028년 이전에 계획하지 않고 있다”며, 향후 3년간은 외부 자본시장 개입 없이 기술 고도화와 사용자 경험 개선에 집중할 뜻을 분명히 했다.
‘자동 모드’ 논란…복잡한 AI 대신 직관성 택했다
논란이 된 자동 모드는, 사용자의 프롬프트를 바탕으로 퍼플렉시티가 가장 적합한 AI 모델을 자동 선택해 답변하는 기능이다. 기존에는 사용자가 직접 모델을 골라야 했지만, 이제는 초보자도 손쉽게 쓸 수 있도록 ‘AI가 알아서’ 처리해주는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스리니바스 CEO는 “기능을 과도하게 추가하는 것은 지속 가능한 AI 방향이 아니다”라며, “사용자가 도구를 배우는 데 시간을 낭비하지 않도록 단순한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메타도 인수 타진…퍼플렉시티가 거절
CNBC에 따르면, 메타도 과거 퍼플렉시티 인수를 추진했지만 “협상이 상호 합의로 종료됐다”고 보도했다. 내부 소식통은 “퍼플렉시티가 협상에서 발을 뺐다”고 전했다. 인공지능 플랫폼으로서 독립적인 미래를 선택한 셈이다.
브라우저·리서치 AI 확장…‘검색 그 이상’으로 진화
퍼플렉시티는 단순 검색 엔진을 넘어 AI 기반의 웹 브라우저 ‘코멧’과, 심층 분석 도구 ‘딥 리서치’ 등으로 제품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사용자들은 이제 단순한 정보 조회를 넘어 “정보의 맥락까지 통째로 이해할 수 있는 도구”로 퍼플렉시티를 사용하고 있다.
검색에서 지배적이던 구글의 아성에 도전하는 신생 AI, 퍼플렉시티. 기술력, 사용자 확장성, 그리고 애플의 러브콜까지 갖춘 지금, 이들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검색 시장의 판도가 바뀔 수 있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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