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괴한 AI 먹방, 진짜보다 더 강력한 자극
틱톡과 유튜브에서 요즘 핫한 먹방은 더 이상 ‘먹음직스러운 음식’이 아니다. AI가 만들어낸 ‘괴식 먹방’, 즉 사람이 먹을 수 없는 물체를 먹는 영상이 대세다.
AI 기술을 통해 용암, 구름, 유리로 된 과일, 심지어 골드바처럼 현실에서 절대 먹을 수 없는 것들을 먹는 장면이 영상으로 구현되며, 시청자들에게 강한 충격과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는 구글의 최신 동영상 생성 AI ‘Veo 3’의 등장 이후 본격화됐다. Veo 3는 불가능한 상황도 고품질로 시각화하면서, 단순한 영상 이상의 시청 경험을 제공한다.
게다가 “바삭!”, “후루룩!” 같은 실감나는 효과음까지 더해지며, 시각뿐 아니라 청각까지 자극하는 몰입형 콘텐츠로 확산 중이다. 단순 먹방을 넘어 상상력과 기술이 결합된 ‘가상 미식 체험’이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형태로 자리잡고 있다.
현실이 AI를 따라간다, 인간 유튜버의 ‘역패러디 먹방’
더 흥미로운 건 이 흐름이 인간 먹방 유튜버들의 ‘역패러디’를 유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AI 영상에서 보여준 ‘용암 먹방’을 현실에서 실제로 구현해내려는 시도들이 줄을 잇는다. 물엿과 마시멜로, 식용 색소, 토치, 휴대폰 손전등까지 동원해 ‘가짜 용암’ 먹방을 재현한다.
한 유명 유튜버는 “요즘 먹방 유튜버는 AI와 싸우고 있다”고 말할 정도. ‘창작’을 넘어선 AI와 인간의 콘텐츠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윤리와 수익, 플랫폼의 딜레마
문제는 이 콘텐츠들이 단순 재미를 넘어 윤리적 문제까지 야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AI 영상에선 강아지, 고양이 같은 실제 동물을 먹는 장면까지 묘사되고 있다. 아무리 가짜라도 혐오감을 유발하는 장면에 대해 이용자들의 비판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플랫폼도 대응에 나섰다. 유튜브는 AI 영상의 수익화 규제를 예고했다. 반복·복제 콘텐츠는 걸러낸다는 방침이지만, 구체적 기준은 아직 불명확하다.
이용자들은 표현의 자유와 책임 사이 균형과 AI 활용 윤리에 대한 플랫폼의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요구하고 있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