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에서 경험으로, 스포츠 마케팅의 전환점

하늘보리는 단순한 음료가 아니다.

이미지=하늘보리 디지털팝업스토어 / 클릭시 게임이동
이미지=하늘보리 디지털팝업스토어 / 클릭시 게임이동

웅진은 이 보리차 브랜드를 ‘대한민국 대표 음료’로 성장시키고 싶어 한다. 그 목표를 향한 전략 중 하나로, 가장 한국적인 스포츠 ‘양궁’과 손을 잡았고, 올 여름 대한양궁협회 후원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단순히 로고를 붙이고, 현장에 부스를 차리는 식의 전통적 후원 방식은 선택하지 않았다. 하늘보리는 스포츠 마케팅의 판을 새로 짜기로 했다.

후원, 이제는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참여시키는 것’

대한민국 양궁 대표팀은 매 대회마다 금메달을 기대할 수 있을 만큼 강하다. 국민적 자부심을 상징하는 이 양궁이라는 종목은 그 자체로 K 문화적 상징성을 갖고 있다.

웅진은 이 양궁의 힘을 브랜드 서사와 연결하기로 했다. 하지만 단순한 후원이 아니라 ‘디지털 스폰서십’이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했다. 패키지에 인쇄된 QR코드를 통해 팬을 웹XR 기반의 가상공간으로 초대했고, 그 안에는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몰입형 양궁게임이 마련돼 있다. 게임을 플레이하며 점수를 얻고, 응원 메시지를 남기고, 이벤트에 참여하면서 팬은 자연스럽게 하늘보리와 양궁 사이의 연결을 체험하게 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매끄럽게 연결한 ‘심리스한 경험’ 설계는 브랜드와 팬의 관계를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참여’로 확장시킨다.

이미지=하늘보리 디지털팝업스토어
이미지=하늘보리 디지털팝업스토어

디지털 중심 스포츠 마케팅, 왜 필요한가

과거 스포츠 스폰서십은 경기장 주변의 광고판, 유니폼 로고, 중계방송 자막 중심이었다. 노출량이 곧 브랜드 가치를 의미하던 시대다. 하지만 이제 관람의 방식이 달라졌다. 팬들은 스마트폰으로 응원하고, 소셜미디어에서 실시간으로 반응하며, 단순히 경기를 보는 것을 넘어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 하는’ 주체로 진화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글로벌 브랜드들은 ‘참여형 스포츠 마케팅’으로 전환하고 있다.

• Budweiser는 FIFA 월드컵에서 팬들이 직접 선정하는 ‘Man of the Match’ 투표 시스템을 도입해 참여 데이터를 브랜드 자산으로 전환했다.

• Nike는 Fortnite 안에 ‘Air Max World’를 열고 700만 명 넘는 유저를 초대했다. 단순 노출이 아닌 ‘체험 시간’을 미디어 가치로 환산한 전략이다.

하늘보리의 사례도 이 흐름 위에 있다. 단순히 양궁을 후원하는 것이 아니라, 그 후원을 팬의 손안에서 실제로 ‘느낄 수 있는 경험’으로 확장한 것이다.

하늘보리 패키지에 삽입된 QR코드는 단순한 정보 수단이 아니다. 그것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가는 ‘포털’이자 ‘초대장’이다. 앱 설치 없이 모바일 웹 브라우저에서 바로 열리는 웹XR 공간은 기술 장벽을 낮추고 접근성을 극대화한다.

이미지=하늘보리 디지털팝업스토어
이미지=하늘보리 디지털팝업스토어

팬은 별다른 준비 없이도 양궁게임에 참여할 수 있고, 게임 결과를 SNS에 공유하며 팬심을 표현할 수 있다. 이 모든 과정에서 쌓이는 행동 데이터는 하늘보리의 브랜드 자산이 된다.

이미지=하늘보리 디지털팝업스토어

이번 캠페인이 흥미로운 건 단순히 기술을 썼기 때문이 아니다. ‘K-양궁’이라는 대표 스포츠, ‘K-보리차’라는 국민 음료, 그리고 웹XR이라는 최신 디지털 기술이 한국적인 정서 속에서 자연스럽게 결합되었기 때문이다. 세 가지 요소가 만들어낸 감정적 몰입과 서사는 단발성 프로모션이 아닌 팬과 브랜드 간의 ‘관계 형성’으로 이어진다. 이는 단순 후원이 아니라 ‘문화형 스폰서십’이라 부를 수 있는 이유다.

스포츠 마케팅은 여전히 ‘대국민 관심사’를 모으는 방법이다

버티컬 미디어 시대, 취향과 콘텐츠가 세분화되고 있는 지금도 스포츠만큼 대중의 관심을 한 번에 집중시킬 수 있는 콘텐츠는 드물다. 특히 국가대표 스포츠의 힘은 여전히 강력하다.  앞으로 스포츠라는 이벤트를 활용해서 대국민 브랜딩을 진행하고자 하는 많은 브랜드들에게 이 하늘보리 캠페인은 유용한 인사이트를 제공해주리라 기대된다. 

신승호 KMJ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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