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서울대 협력부터 삼성·SK와 반도체·클라우드 협력 시사…정부 ‘소버린 AI’ 전략과도 접점

제이슨 권 최고전략책임자(CSO)가 10일 오전 서울 광진구 파이팩토리 스튜디오에서 열린 오픈AI 코리아 기자회견에서 향후 활동 방향 및 비전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이슨 권 최고전략책임자(CSO)가 10일 오전 서울 광진구 파이팩토리 스튜디오에서 열린 오픈AI 코리아 기자회견에서 향후 활동 방향 및 비전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챗GPT로 시작된 ‘AI 쇼크’, 한국 시장 정조준한 오픈AI의 본격 진입

생성형 AI 시대의 문을 연 챗GPT가 출시된 지 3년. 오픈AI는 2025년 9월, 서울에 아시아 3번째·글로벌 12번째 지사인 ‘오픈AI 코리아’를 공식 출범하며 한국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오픈AI는 한국을 ‘AI 혁신 최적지’로 규정했다. 제이슨 권 오픈AI 최고전략책임자(CSO)은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디지털 인프라와 빠른 기술 수용력을 갖춘 국가”라며 “AI 전환의 핵심 파트너로서 산업·학계·정부와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와 챗GPT 연동 가시화…국내 플랫폼 기업과 API 확장 전략 본격화

오픈AI는 2024년 2월 체결한 카카오와의 전략적 제휴를 구체화하며, 챗GPT API를 기반으로 카카오 생태계와의 연동 작업에 착수했다. 카카오톡을 비롯한 메신저, 콘텐츠, 검색 등 주요 서비스에 GPT 기술이 적용될 가능성이 커졌다.

제이슨 권 CSO는 “API 중심 협력을 통해 카카오 엔지니어들과의 공동 개발이 활발히 진행 중”이라며 “단일 서비스가 아니라 장기적인 플랫폼 확장 관점에서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시장 진출 본격 선언한 오픈AI.  사진=연합뉴스
한국 시장 진출 본격 선언한 오픈AI.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SK와 ‘AI 인프라 파트너십’ 시사…데이터센터·HBM 협력 가능성

오픈AI는 AI 모델 운영을 위한 컴퓨팅 인프라 확보를 위해, 국내 반도체 및 클라우드 강자들과의 협력도 예고했다. 권 CSO는 “데이터센터 수준의 로컬 파트너십이 필요하며, SK와 삼성전자와 같은 기업과의 협력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고대역폭메모리(HBM), AI 특화 서버 반도체, 초고속 데이터 처리 기술 등을 보유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참여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클라우드 운영은 기본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 애저(MS Azure)를 기반으로 하나, 한국 내 데이터 레지던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로컬 클라우드 파트너와의 협업이 유력하다.

서울대학교와 책임 있는 AI 연구 협약…학계 연계도 본격화

오픈AI는 서울대학교와 책임 있는 AI 연구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한다. 이는 단순 기술 협력을 넘어 윤리·사회적 가치 기반의 AI 활용 방안을 모색하는 장기적 파트너십의 출발점이다. 이는 글로벌 주요 대학과 진행해온 협력 프로그램의 연장선으로, 기술 중심 연구뿐 아니라 인문사회적 관점도 고려한 협력 모델이다.

서울대를 시작으로 한국의 고등교육기관과의 연계가 본격화될 경우, AI 인재 양성 및 기술 검증 플랫폼 구축에서도 장기적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의 소버린 AI 전략과는 ‘경쟁 아닌 보완’…OpenAI for Countries 이니셔티브 가동

오픈AI는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소버린 AI’ 정책과의 정합성도 강조했다. 권 CSO는 “오픈AI는 각국의 국가 우선순위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기술을 제공한다”며, 한국 정부와의 협력은 경쟁이 아니라 상호 보완적 파트너십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오픈AI는 ‘OpenAI for Countries’ 이니셔티브를 통해 한국 정부와 장기 협력을 추진할 예정이며, 2026년 시행 예정인 'AI 기본법'에 대해서도 오픈AI는 “규제를 회피할 대상이 아닌 협력의 기회로 본다”고 밝혔다.

개발자 행사부터 문화 콘텐츠까지…‘투트랙 생태계 전략’ 구체화

오픈AI는 단순 기술 공급이 아니라 한국 내 개발자·창작자 생태계와의 밀착 전략도 추진한다. 9월 12일에는 스타트업과 개발자를 위한 ‘파운더스 데이’, 11월에는 오픈AI 기술 공유 행사인 ‘데브데이 익스체인지(DevDay Exchange)’가 예정돼 있다.

또한 서울디자인재단과 협업해 국내 창작자 21명과 ‘크리에이티브 랩 서울’을 운영, 영상 AI ‘Sora’를 활용한 미디어아트 전시를 개최하는 등 문화·예술 분야까지 활동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한국, 챗GPT 유료 구독자 세계 2위…“장기적으로 지사 인력 확대”

오픈AI에 따르면 한국은 챗GPT 유료 구독자 수에서 미국 다음으로 큰 시장이며, API 사용량도 전 세계 10위권 내에 들고 있다. 제이슨 권 CSO는 “한국은 매우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며,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한국 지사장은 미정으로, 조만간 공식 발표가 이뤄질 예정이며 조직과 인력은 단계적으로 확대된다고 전했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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