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만든 오픈AI, 또 ‘지갑’ 열었다

챗GPT 로고  사진=AFP=연합뉴스
챗GPT 로고  사진=AFP=연합뉴스

오픈AI가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스탯시그(StatSig)’를 약 1조 5천억 원(11억 달러)에 인수했다. 스탯시그는 소프트웨어 기능 검수와 A/B 테스트 자동화를 돕는 도구를 개발해온 기업으로, 오픈AI 역시 고객사 중 하나였다.

이번 인수로 오픈AI는 자사 애플리케이션 부문의 실험 역량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특히 스탯시그 창업자 비제이 라지(Vijay Raji)가 오픈AI의 애플리케이션 부문 CTO로 전격 합류하면서 기술력뿐 아니라 조직 역량까지 흡수한 것이 주목된다.

AI 코어에서 ‘앱 생태계’로…확장 가속 중

오픈AI는 올해 초부터 적극적으로 인수합병(M&A)에 나서며, 챗GPT 이후의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7월에는 전 애플 디자인 수장 조너선 아이브가 이끄는 AI 하드웨어 스타트업 ‘io’를 무려 65억 달러에 인수해 화제를 모았고, AI 코딩 스타트업 ‘윈드서프(WindServ)’에도 30억 달러를 제안했지만 협상은 무산됐다.

이번 스탯시그 인수는 소리 없이 강한 기술을 택한 선택으로 보인다. 눈에 띄진 않지만, AI의 실험-검증-배포를 빠르게 반복하는 데 핵심이 되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즉, 오픈AI는 모델 그 자체를 넘어서, 제품의 완성도와 실험 속도까지 통제하겠다는 전략이다.

스타트업 창업자, 오픈AI ‘핵심 라인’으로

비제이 라지 CTO의 합류는 오픈AI의 내부 인사 지형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애플리케이션 부문은 전 인스타카트 CEO였던 피지 시모(PJ Simo)가 총괄하고 있으며, 이번 인수로 라지 CTO가 그 아래에서 제품 기술을 진두지휘하게 된다.

이와 동시에 오픈AI는 신설 조직인 ‘과학을 위한 AI(AI for Science)’ 팀도 출범시켰다. 케빈 와일 CPO가 이 조직의 부사장직으로 이동했고, 기업 고객용 앱 부문에는 스리니바스 나라야난 부사장이 CTO로 새로 임명됐다.

700조 기업가치? 돈도, 사람도, 기술도 빨아들이는 AI 공룡

오픈AI가 이처럼 연쇄 인수에 나설 수 있었던 배경엔 폭발적인 기업가치 상승이 있다.

올해 3월, 오픈AI는 3천억 달러(약 420조 원)의 가치를 인정받고 400억 달러(약 56조 원)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최근에는 5천억 달러(약 700조 원) 가치로 전·현직 직원의 주식 매각도 추진 중이다.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오픈AI는 AI 모델을 넘어 플랫폼-서비스-디바이스까지 아우르는 전방위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스탯시그 인수는 이 여정에서 ‘보이지 않는 핵심 기술’을 선점한 셈이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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