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0만 다운로드, 5억 장 이미지 생성…제미나이의 반격이 시작됐다

프롬프트 예시로 나오는 Generate an image of a banana wearing a costume의 결과물.  이미지=구글
프롬프트 예시로 나오는 Generate an image of a banana wearing a costume의 결과물.  이미지=구글

구글이 개발한 인공지능 챗봇 앱 ‘제미나이(Gemini)’가 미국 애플 앱스토어 무료 앱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며 본격적인 AI 플랫폼 경쟁의 서막을 알렸다. 오픈AI의 챗GPT가 장악하던 시장 판도를 흔드는 이 이례적인 성과는 단순한 대규모 마케팅의 결과가 아니다. 그 배경에는 하나의 코드명으로 불리던 ‘비밀병기’가 있다.

‘나노 바나나’의 등장, AI 이미지 생성의 판을 바꾸다

제미나이의 인기를 견인한 주역은 바로 AI 이미지 편집 모델 ‘나노 바나나(Nano Banana)’다. 구글 내부에서는 ‘Gemini 2.5 Flash Image’로 불리지만, 테스트 명칭이었던 ‘나노 바나나’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에 바이럴되며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

사용자는 단순히 사진 한 장과 짧은 텍스트 프롬프트만 입력하면, 마치 전문가가 만든 듯한 고해상도 3D 피규어, 실사 스타일 패키지 디자인, 레트로 콘셉트 이미지 등을 빠르게 생성할 수 있다. 특히 인물 사진이나 반려동물 사진을 기반으로도 사실감 있는 결과물을 구현해내는 점에서, 기존 생성형 이미지 도구와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2주 만에 2300만 유입…SNS에서 ‘밈’처럼 퍼지다

구글 랩스 부사장 조쉬 우드워드에 따르면, 나노 바나나 기능은 출시 단 일주일 만에 1000만 명 이상의 신규 유저를 제미나이 앱으로 끌어들였다. 특히 8월 26일부터 9월 9일까지, 2300만 명이 앱을 새롭게 설치했으며, 이 기간 동안 생성된 이미지 수만 5억 장에 달한다.

이 같은 확산에는 인스타그램, 틱톡 등 SNS의 ‘밈(meme)화’ 현상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누구나 자신의 얼굴을 피규어처럼 만들고, 게임 캐릭터나 장난감 박스 스타일로 연출할 수 있는 이 기능은 10~30대 사용자층 사이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복잡한 기술은 필요 없다”…‘무료+간편함+속도’로 승부

나노 바나나의 강점은 기술 허들을 없앴다는 점이다. 별도의 전문 지식 없이도 몇 번의 터치만으로 고품질 이미지를 만들 수 있고, 제미나이 앱 사용자라면 누구나 추가 비용 없이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또 생성 속도도 챗GPT 등 타 모델보다 빠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재미와 실용성을 동시에 잡았다는 반응이 많다.

특히 ‘사진을 3D 피규어로 만든다’는 개념 자체가 콘텐츠 제작자와 크리에이터 사이에서 새로운 표현 도구로 주목받고 있으며, 패션, 게임, 굿즈 제작 등 다양한 분야로 응용 가능성이 확장되고 있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

관련기사
저작권자 © KMJ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