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스토어 17만 명 방문, 13세 이상 이용자 비중 64%… 모두의 메타버스로 확장
“그건 애들 게임 아냐?”… 오해에서 시작된 이야기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로블록스를 떠올리면 흔히들 이렇게 반응했다.
“그거 초등학생들이 하는 게임 아니야?”
이 인식은 한국에서 특히 뿌리 깊었다. 2021년 로블록스가 국내 법인을 설립한 이후에도 ‘아동용 게임’이라는 꼬리표는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로블록스는 더 이상 특정 세대를 위한 플랫폼이 아니다. 사용자 데이터와 현장 반응, 그리고 기업 전략의 변화까지, 로블록스의 진화는 분명한 증거를 남기고 있다.
로블록스 전체 이용자의 64%는 ‘13세 이상’
로블록스는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의 UGC(사용자 생성 콘텐츠) 기반 게임 플랫폼이다. 사용자가 직접 게임을 만들고 즐기며, 동시에 다른 창작자의 콘텐츠도 탐색할 수 있는 ‘몰입형 소셜 공간’이다.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리처드 채 로블록스코리아 대표는 “로블록스는 이제 ‘어린이들만의 게임’이 아니라 ‘모두의 플랫폼’이 됐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전체 이용자 중 64%가 13세 이상이며, 특히 한국에서는 17~24세 연령대의 성장세가 가장 가파르다. 또한 13세 이상 이용자의 플랫폼 내 체류 시간은 전년 동기 대비 72% 증가해 중·고등학생부터 대학생, 직장인까지 폭넓은 유저층을 확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레디, 셋, 로블록스’ 팝업스토어… 17만 명이 몰린 현실형 메타버스
이러한 유저층 확장의 흐름을 증명한 대표 사례가 있다.
지난 8월 1일부터 17일까지 현대백화점 판교점에서 열린 국내 첫 로블록스 팝업스토어 ‘레디, 셋, 로블록스(READY, SET, ROBLOX)’는 단순한 굿즈 판매 공간을 넘어섰다.
현장에는 게임 체험존, 크리에이터 쇼케이스, 포토존 등이 마련되어 있었고, 전체 사전 예약은 하루 만에 전 회차 매진되었다. 행사 기간 동안 총 17만 명이 방문해 백화점 내 체류 인구까지 변화시킬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이 행사는 로블록스가 ‘현실에서 구현된 메타버스’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동시에, 업계 전반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일부 게임사들은 자사 IP(지식재산권)를 로블록스 플랫폼 내 게임으로 이식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는 후문이다.
K컬처와 결합한 ‘로컬 전략’, 리더십이 만든 결과물
이같은 성과는 로블록스코리아의 오랜 현지화 전략이 만들어낸 결과다.
리처드 채 대표는 미국 본사 재직 시절부터 K팝·K드라마 등 한국 문화 콘텐츠의 영향력에 주목해, 한국 법인 설립을 직접 제안했던 인물이다.
2021년 설립 이후, 그는 단순한 현지 운영을 넘어 삼성전자·현대자동차 등 국내 기업은 물론, 블랙핑크·트와이스 등 글로벌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브랜드와 유저 간 접점을 지속적으로 확장시켰다.
이러한 파트너십 중심 전략은 Z세대와 MZ세대의 브랜드 인식을 긍정적으로 이끌었고, 오늘날 로블록스를 ‘팬덤이 만들어가는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탈바꿈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
다음 무대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로블록스의 미래 성장 동력은 콘텐츠 제작자, 즉 크리에이터들이다.
채 대표는 인터뷰에서 “크리에이터 커뮤니티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성장이 가능했다”며, “앞으로도 이들의 활동 무대를 넓혀갈 다양한 행사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로블록스는 자체 교육 프로그램과 개발 툴킷을 통해 일반 유저도 콘텐츠 제작자(Creator)로 전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학생, 직장인, 부모 세대까지 게임 개발자로 활동하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으며, 이는 ‘직업 경제’를 품은 메타버스 생태계로의 확장을 의미한다.
향후에는 스마트글래스, VR 디바이스(HMD) 등 차세대 하드웨어와의 연계를 통해 더욱 몰입감 높은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로블록스는 단순한 게임 플랫폼을 넘어,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허무는 메타버스 인프라로 진화 중이다.
테크인싸 칼럼니스트 tlswnqo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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