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등, 아프리카를 사막·빈곤 이미지로만 표현”… AI 인식 개선 캠페인 전개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가 해외 주요 인공지능(AI) 플랫폼에 아프리카를 단편적이고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편향적 서술을 바로잡을 것을 요구하며 시정 캠페인에 나섰다.

챗GPT가 생성해 낸 아프리카 이미지. 사진=반크 제공
챗GPT가 생성해 낸 아프리카 이미지. 사진=반크 제공

해외 AI 모델들, 아프리카 이미지를 사막·원시 부족으로 고정

반크는 6일 오픈AI를 비롯한 글로벌 AI 기업을 대상으로 아프리카 인식 왜곡 시정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반크의 분석 결과, 챗GPT, 제미나이(Gemini), 퍼플렉시티(Perplexity), 클로드(Claude), 그록(Grok) 등 주요 AI 모델 상당수가 아프리카를 설명하거나 이미지를 생성할 때 사바나 초원, 야생동물, 사하라 사막, 원시 부족 등을 중심으로 묘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AI 모델에 “아프리카 혹은 아프리카 사람들의 이미지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했을 때도, 대부분 원시 부족 복장, 사막 풍경, 빈곤 지역의 모습이 생성되는 등 단조롭고 고정된 인식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반크는 또 일부 모델이 아프리카 대륙의 다양한 기후와 인종 구성을 단일화해 표현하는 문제점도 있다고 지적했다.

“AI가 보여주는 아프리카, 너무 오래된 프레임에 갇혀 있다”

백시은 반크 청년연구원은 “AI가 보여주는 아프리카의 모습이 지나치게 단편적이고 부정적 서술에 치우쳐 있다”며 “아프리카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젊은 대륙이자, 스타트업과 테크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지역인데, 여전히 오래된 프레임에 묶여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반크는 이러한 인식 왜곡을 바로잡기 위해 오픈AI,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AI 플랫폼 운영사에 공식 서한을 보내 시정 조치를 촉구할 계획이다.

“AI는 인류의 공공재… 편향 인식 바로잡아야”

박기태 반크 단장은 “AI는 이제 전 세계의 공공재로 기능하며, 그 영향력은 단순한 기술을 넘어 인간의 인식 구조 전반에 미친다”며 “한국 사회 역시 글로벌 AI가 재현하는 아프리카 인식 문제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개선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크는 이번 캠페인과 함께, 세계사 교재와 글로벌 기업 웹사이트 등에서 아프리카가 어떻게 묘사되는지 조사하는 추가 프로젝트도 추진할 예정이다.

메르카토르 도법으로 그린 세계지도. 아프리카의 크기가 왜곡되어 있다. 사진=위키미디어커먼스
메르카토르 도법으로 그린 세계지도. 아프리카의 크기가 왜곡되어 있다. 사진=위키미디어커먼스

지도 왜곡 지적 이어, 인식 개선 활동 확장

반크는 앞서 지난 9월부터 정부 부처, 유네스코 등 국제기구, 구글맵을 대상으로 메르카토르 도법 지도가 아프리카의 실제 면적을 축소해 표현하고 있다는 문제를 지적해왔다.

이번 AI 인식 시정 캠페인은 이러한 활동의 연장선으로, 세계 속 아프리카의 정당한 인식 회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송아 객원기자 neria9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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