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과 네이버 공동 연구팀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개인의 ‘생물학적 나이’와 건강 위험도를 동시에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약 15만 명의 건강검진 데이터를 트랜스포머 기반 딥러닝 구조로 학습시켜, 기존 예측 모델보다 정확도를 크게 끌어올렸다.
이번 AI는 단순히 ‘몇 살처럼 보이는가’를 계산하는 수준을 넘어, 혈압·혈당·지질·폐기능 등 다양한 건강 지표를 통합 분석해 사용자의 실제 건강 상태와 향후 생존율까지 평가한다. 즉, 개인의 생물학적 나이(BA)와 실제 나이(CA)의 차이(BA–CA 갭)를 계산해 현재의 노화 속도와 질병 위험을 정량적으로 보여주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이 AI가 건강한 사람뿐 아니라 만성질환자까지 아우를 수 있도록 질병 유무와 사망 정보를 함께 학습시켰다. 이를 통해 생물학적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높을수록 사망 위험이 높다는 통계적 연관성을 밝혀냈으며, 남녀의 생리적 차이를 반영한 별도 모델도 구축했다.
실제 분석 결과, 정상군은 생물학적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낮게, 질환군은 더 높게 예측돼 건강 상태별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특히 혈압·혈당·지질 수치가 악화될수록 BA–CA 갭이 커졌으며, 심혈관질환이나 암이 있는 경우에도 이 차이가 유의하게 증가했다.
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조영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질병과 사망 정보를 동시에 학습한 최초의 트랜스포머 기반 생물학적 나이 예측 모델”이라며 “AI가 단순 계산을 넘어 개인의 미래 건강 위험까지 반영할 수 있는 임상 도구로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의료정보학 분야 국제학술지 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 최신호에 게재됐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