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NAVER)가 내년부터 현대자동차의 신차에 AI 기반 네이버지도 주행 시스템을 탑재한다. 단순한 길안내를 넘어, 운전자의 ‘상황과 맥락’을 인식해 추천·예약·결제까지 연결되는 차량형 서비스를 구현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하이퍼클로바X, 차량 안으로 들어오다
이번 협력은 네이버의 초거대 언어모델 ‘하이퍼클로바X’와 현대차의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전략이 결합한 첫 사례다.
최승락 네이버 플레이스 프로덕트 부문장은 6일 서울 코엑스 ‘단25’ 콘퍼런스에서 “내년 출시될 현대차 신차에서 네이버지도 AI 주행 경험이 처음 공개된다”며 “운전자의 주행 패턴과 예약 정보를 기반으로 충전소, 목적지, 경로를 추천하고 음성으로 바로 실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즉, 차량이 단순히 명령을 수행하는 기기가 아니라 운전자의 일정·습관·취향을 이해하는 개인 비서형 인터페이스로 진화하는 것이다.
지도 플랫폼, ‘오프라인 생활 OS’로 확장
네이버는 이달 중순 네이버지도 전면 개편을 예고했다. 핵심은 ‘길 찾기 앱’에서 생활형 플랫폼으로의 진화다.
새로 생긴 ‘예약’ 탭에서는 맛집, 공연, 병원, 숙박 등을 지도 안에서 바로 예약하고, QR 주문까지 연결된다.
또한 ‘발견’ 탭에서는 약 80만 개 장소와 수백만 건의 리뷰, 콘텐츠가 실시간으로 유통되며 MZ세대 사용자(전체의 62%)를 중심으로 위치 기반 경험 소비 생태계를 구축한다.
네이버는 “지도에서 발견→예약→결제→혜택으로 이어지는 여정을 완성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잇는 사용자 경험을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3D·AR 기술로 ‘현실형 공간지도’ 구현
네이버랩스의 ‘노블뷰 신세시스(Novel View Synthesis)’ 기술이 적용된 ‘플라잉뷰 3D’ 서비스도 공개됐다. 서울 코엑스, 경주 첨성대, 수원 화성 등 10개 명소가 3D로 구현됐으며, AR 길찾기와 3D 거리뷰가 현실과 디지털을 결합하는 공간 인터페이스의 기반이 된다.
최승락 부문장은 “지도는 이제 길안내를 넘어, 사람·공간·일상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현실과 디지털을 잇는 ‘공간 경험의 미래’는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다.
차량·지도·AI의 결합이 바꾸는 이동 패러다임
이번 협업은 차량용 OS 전쟁의 새로운 축을 형성할 가능성이 크다.
애플 카플레이,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가 글로벌 시장을 선점한 가운데, 네이버는 ‘국산 차량+국산 AI+국산 지도’라는 생태계 내재화 전략을 통해 한국형 SDV 경험의 모델 케이스를 만들고 있다.
향후 차량은 단순한 주행 수단이 아니라, AI가 운전자의 라이프스타일을 읽고 제안하는 ‘움직이는 생활 플랫폼’으로 진화할 전망이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