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우리의 경험을 크게 변화시키고 있다.
기술이 디자인의 기준을 다시 쓴다.
오늘날 디자인 현장은 단순히 아름다운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사용자에게 유용하거나 영감을 주는 디자인 결과물을 설계하는 것으로 급격히 전환되고 있다. 특히 생성형 AI는 이미지, 영상, 3D 모델링 영역에서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속도와 확장성을 제공한다. 2025년 들어 멀티모달 모델, 개인화, 지속가능성, 창작 협업 등이 생성형 AI의 주요 흐름으로 많이 언급되고 있다.
한마디로, ‘디자인 도구’ 자체가 스마트해지고 있다. 3D 오브젝트의 생성부터 환경 구성, 상호작용 로직까지 AI가 직접 구성하고 작동하게 만드는 단계가 되었다. 실제로 최신 연구는 “자연어 프롬프트로 3D 객체를 생성하고 상호작용 스크립트까지 자동 부여하는 시스템”을 공개했다. 이런 변화는 3D 그래픽스 및 디자인 전문 기업에 또 다른 역량을 요구한다.
예를 들어, 첫째는 도구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결과물의 의미와 경험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술이 빠르게 따라올수록 차별화는 디자인의 맥락, 스토리, 사용자 경험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는 구현할 수 있는 도구가 있으니, 그 도구를 사용해 어떤 스토리 또는 경험을 녹여내느냐가 중요해진 것이다.
디자인의 확장부터 공간의 재정의, 메타버스까지.
일례로 메타버스는 단순히 ‘가상공간’이 아니라 물리 세계과 디지털 세계가 결합하는 새로운 환경 그 자체가 되고 있는 것 같다. 기술이 발전하며 사람들이 ‘경험’과 ‘스토리’에 집중하고, 안목이 높아진 덕이기도 하다.
물론 코로나 팬데믹이 불을 지핀 것이긴 하다. 하지만 최근 연구 보고서들은 AI가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 상호작용, 사용자 경험 설계 전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최근 메타에서는 신기술 ‘Hyperscape Capture’를 발표했는데, 실제 방이나 공간을 VR로 스캔하고 디지털로 복제해 메타버스 안에 배치할 수 있는 기능이다. 보통 기술의 흐름은 큰 기업이 주도하기에, 이를 해석하자면 공간 디자인의 영역이 크게 확장되었다는 의미가 된다. 이제는 AR/VR 기반의 몰입형 공간, 디지털 트윈 기반의 재현 공간, 혹은 가상과 실제가 섞인 하이브리드 공간을 설계해야 한다.
메타의 XR 기술뿐만 아니라 3D 그래픽스 분야에서 스케치업 또한 진보된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2D 도면을 3D 렌더링으로 바꿀 때, 지금까지는 엄청난 시간을 들여 하나하나 모델링해야 했다면 이제 AI가 순간에 뚝딱 도면을 기반으로 3D 렌더링을 한다.
이전에는 렌더링을 얼마나 사실적으로 뽑느냐가 3D 작업자 역량의 척도였으나 이제 모델링 이미지만 넣으면 사실적인 렌더링이 나온다. 역시나 도구의 발전이 작업 워크플로우를 완전히 바꾼 모습을 보여준다.
요약하자면, 현재 디자인·XR 업계는 디자인 역량만으로 생존하던 시대에서 벗어나 AI 기반 콘텐츠 제작력 + 메타버스 공간 설계력 + 사용자 경험 설계력이 모두 결합된 복합적인 형태로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만일 해당 업계에 몸담고 있다면, 전략을 한번 다시 짜보는 것이 어떨까? AI와의 협업 구조를 견고하게 짠다면 생산 효율성의 증대는 말할 수 없이 올라갈 것이다. 결국 AI는 우리가 사는 공간의 경험을 바꾸는 가장 큰 동력이 되고 있다.
박찬호 칼럼니스트 parkchanho479@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