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 데이터 기반 '개인 맞춤형' 정신건강 솔루션 제공"
2555시간. 우리가 하루 평균 7시간씩 잠을 잔다고 할 때, 1년 간 수면 시간의 총합이다.
지난해 12월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약 84세다. 이를 하루 7시간 수면 기준으로 계산하면 총 21만4620시간이 된다. 이를 다시 연수로 환산하면 24.5년이다. 인생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수면'의 중요성을 누구나 알고 있는 이유다.
건강한 수면 습관은 신체적 건강뿐 아니라 기억력과 집중력, 스트레스 관리 등 정신적 건강과 함께 삶의 질을 보장한다. 그러나 문명의 발전은 '수면장애'라는 새로운 병을 만들어냈다.
스마트폰, 24시간 업무 환경 등 과도한 디지털 자극은 생체 리듬을 무너뜨리고 만성 피로와 우울증 등 다양한 건강 문제를 초래한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에 따르면, 2023년 수면장애 진료 인원은 2019년 99만 명에서 24% 증가한 124만 명으로 집계됐다.
정신건강 솔루션 스타트업 '리솔(Leesol)'은 현대인의 고질병인 수면장애 해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뇌 과학 기반의 전자약 기술을 통해 개인 맞춤형 수면 관리를 실시간 제공하고 그 적용 범위를 정신질환 개선 영역까지 넓혀가고 있다.
먼저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리솔(Leesol)에서 사업 기획 총괄을 담당하는 원혁 이사입니다. 저희 이승우 대표와 함께 리솔의 정신건강 솔루션 사업 전략 수립, 제품 기획·설계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리솔은 어떤 기업인가요?
리솔은 1세대 의료기기 벤처 메디슨(Medison) 창업자 이승우 박사와 변리사 출신 권구성 공동대표가 설립한 전자약 헬스케어 스타트업입니다.
‘전자약(Electroceutical)’ 기술을 활용해 일상 속 정신건강 문제를 관리하고 예방할 수 있는 ‘웰니스’ 솔루션을 수면 장애, 뇌신경계 질환을 겪는 분들께 제공하고 있습니다. 정신건강 관리 영역에서도 수면에 특화한 사업 모델을 갖추고 있죠. 이승우 박사는 CTO로 기술 및 솔루션 연구개발을 총괄하고 권구성 대표는 기업 경영을 담당합니다.
저희의 주력 사업 모델은 두 가지입니다. 미세전류로 뇌에 전기 자극을 주어 수면 관리, 스트레스 감소, 집중력 향상 등을 도와주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슬리피솔(Sleepisol)’과 세계 최초 개인 맞춤형 수면 관리 솔루션 ‘슬리피솔 바이오(Sleepisol Bio)’ 입니다. 현재 안드로이드 OS만 지원하는데 이르면 5월 중 iOS 전용 앱도 출시 예정입니다.
리솔의 사업 모델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슬리피솔은 인체에 무해한 미세전류 자극(CES, Cranial Electrotherapy Stimulation)을 전달하는 웨어러블 형태의 웰니스 기기에요. 머리띠 형태로 이마에 착용하고 뇌의 특정 부위에 미세전류를 전달해 신경 세포를 활성화하는 방식으로 사용합니다.
하루에 2회, 30분씩 총 60분 착용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어요. 제품이 매우 가볍고 콤팩트해서 일상생활에서도 부담 없이 착용할 수 있습니다. 기술력과 인체공학적 디자인 모두 인정받아 CES 2025에서 ‘뷰티&퍼스널 케어’ 부문 혁신상도 수상했죠.
슬리피솔 바이오는 실시간 바이오 피드백 솔루션으로 어플리케이션 형태로 구현됐습니다. 스마트폰, 스마트 워치, 자사 슬리피솔 플러스 제품과 연동하고 이용자의 생체 데이터를 실시간 측정·분석해 맞춤형 테라피를 제공해요.
전자약의 개념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전자약이란 전기적 자극이 인체 내 신경계에 직접 작용해 치료와 건강 관리를 가능하게 하는 차세대 의료 기술이에요.
인간의 신체는 화학적 기전과 전기적 기전 두 가지 방식으로 작동해요. 화학적 기전은 음식 섭취, 약물 복용을 통해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으로 신체 활동의 근본적인 기반이 되죠. 하지만 영양소나 약 성분이 전신으로 퍼지면서 원치 않는 부작용이 발생한다는 한계가 있어요.
약을 복용하면 체내 흡수, 작용, 배출이 이뤄지는데요. 이 과정에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고 용량 조절이 쉽지 않아요.
예를 들어 두통약은 두통만 해소하지 않고 온몸에 영향을 미치는데요. 일단 복용하면 효과가 지속되며 중간에 약물을 조절하거나 중단할 수 없습니다.
반면 전자약은 원하는 신경 부위에 집중된 자극을 가하게 됩니다. 실시간 용량 조절(자극 정도)이 가능하고 부작용 발생 시 자극을 끊으면 부작용이 즉시 사라져요. 그래서 ‘개인 맞춤형’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리솔은 이러한 전자약 기술을 기반으로 정신건강 관리 영역에서도 특히 ‘수면’에 특화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어요.
전자약 시장에서의 기술 경쟁력, 차별점은?
리솔의 가장 큰 경쟁력은 기술력, 철저한 임상 검증을 기반으로 한 솔루션입니다. 슬리피솔은 분당 서울대학교병원 수면센터에서 임상을 거치며 불면증 개선 효과를 입증했고 국내외 총 22건의 특허를 획득하고 웰니스 제품으로 판매되고 있어요.
또한 미국연방통신위원회(FCC) 인증, 유럽 상품규격인증(CE)을 획득해 현재 미국과 일본에도 수출하고 있죠.
전자약 기술로 어떤 개인 맞춤형 솔루션을 지원하나요?
먼저 현대인의 정신 건강 문제는 꾸준히 제기되고 있어요. 주로 수면 장애, 불안증, 우울증 등은 일상생활 리듬의 불균형에서 시작되는 편이죠. 이와 함께 최근 주목받고 있는 개념이 ‘일주기 리듬(Circadian Rhythm)’ 개념과 ‘항상성(Homeostasis)’입니다.
항상성은 신체가 체온, 혈압, 혈당과 같은 상태를 일정 범위 내에서 유지하려는 성질을 뜻해요. 일주기 리듬은 24시간 자전 주기에 따라 신체와 뇌가 활동, 휴식을 반복하는 생체리듬을 의미하며 수면의 질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에요.
예를 들어 사람은 새벽 4시경 체온이 가장 낮고 오후 6시경 가장 높아지는 패턴을 갖추고 있어요. 사람들의 라이프사이클은 모두 다르지만, 일주기 리듬을 따르는 DNA가 형성돼 있죠. 이 패턴을 따라 관리해야 최적의 수면과 건강 상태 유지가 가능합니다.
리솔은 수면 문제 해결을 단순히 ‘잘 때’에만 포커싱 하지 않아요. 개인의 일주기 리듬을 파악하고 기상 시간, 활동 시간, 휴식 시간을 모두 고려하는 ‘크로노 테라피(시간 요법, Chronotherapy)’를 구현합니다.
이를 위해 슬리피솔 바이오 어플리케이션으로 개인 수면 상태를 실시간 측정하고 웨어러블 디바이스 슬리피솔을 통해 전기 자극을 제공합니다. 추가로 앱에서 사운드 자극도 컨트롤할 수 있어요.
저희는 사용자로부터 뇌파(EEG) 또는 심박수(HRV)를 측정해 스트레스나 피로 상태에 따라 실시간 피드백을 받고 자극의 강도와 방법을 조정하는 ‘클로즈드 루프 시스템(Closed-loop system)’을 채택하고 있어요.
쉽게 예를 들면, 기상 직후 슬리피솔을 착용하면 잠을 깨우고 활동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들 수 있어요. 반대로 저녁에는 몸을 편안하게 해주는 자극을 통해 숙면할 수 있는 컨디션이 돼요. 이처럼 정상적인 ‘일주기 리듬’을 형성할 수 있도록 이용자의 뇌를 훈련시킨다고 보시면 돼요.
생체 데이터 측정 방법은?
주로 PPG(광용적맥파, Photo-Plethysmography) 센서를 사용해 심박 데이터를 측정해요. 갤럭시 워치를 슬리피솔 바이오와 연동하면 이용자 데이터를 앱에서 실시간 확인할 수 있죠.
착용하고 계신 스마트워치의 후면부에 녹색 불빛이 나오는 것을 보신 적 있을 거예요. 그게 바로 PPG입니다. 심박은 자율신경계에 의해 달라지는데 자율신경계과 뇌와 동기화돼있죠. 결국 심박은 ‘뇌파’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PPG로 심박 정보를 측정하면 수면 분석도 가능해요.
그리고 슬리피솔 바이오는 음성 데이터도 수집하고 분석합니다. 사운드 AI를 이용해 코골이를 감지하고 녹음하는데 코골이를 하거나 잠꼬대, 아이의 울음소리, 반려동물 소리까지 측정해요.
생체 데이터는 글로벌 최고 수준의 인공지능 오픈 API를 도입해서 자사 솔루션에 맞도록 잭학습 및 알고리즘 최적화 과정을 거쳐요. 이를 통해 개인 맞춤형으로 사용자의 생체 데이터를 분석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심박, 뇌파 뿐 아니라 스트레스도 감지가 가능한지?
아직까지는 불안감, 우울증 등의 스트레스 요인을 직접 감지하거나 정량화해 판단하지는 않아요. 물론 데이터를 꾸준히 확보하면서 스트레스를 정확히 평가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할 예정입니다.
현재는 사용자가 본인의 상태를 스스로 판단하고 그에 맞는 모드를 선택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어요.
지금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판단되면 슬리피솔을 착용하고, 뇌의 느린 리듬을 활성화시켜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전기적 자극을 얻을 수 있어요.
그리고 실시간 심박 변화를 확인하면서 실제로 느린 뇌파가 활성화되었는지 체크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집중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뇌의 빠른 리듬을 자극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리솔의 솔루션에는 ‘휴식 모드’, ‘집중 모드’ 두 가지 옵션이 마련됐어요. 두 모드는 신경학적으로 서로 상반된 작동 방식으로 구현돼요. 사용자가 본인의 상황에 맞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확보했나요?
리솔은 따로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하지 않습니다. 현재 전 세계 41만 명이 슬리피솔 바이오 앱을 사용 중인데, 이용자 데이터는 ‘엣지 컴퓨팅(Edge Computing)’ 방식으로 처리되고 있어요.
즉, 이용자의 모바일 기기에서 직접 데이터를 분석하고 가장 적합한 맞춤형 테라피를 적용하는 선에서 마무리됩니다.
개인 맞춤형 뇌파 자극 기술이 향후 정신질환 치료 및 신경과학 연구에 적용될 가능성은?
개인 맞춤형 뇌파 자극 기술은 현재 신경과학 및 정신건강 분야에서 이미 연구되고 있으며, 특히 '클로즈드 루프 시스템' 방식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클로즈드 루프 시스템은 사용자의 뇌파와 같은 생체 신호를 측정하고 실시간 피드백을 제공해 개인 맞춤형 최적의 자극을 찾아가는 방식입니다. 즉 시스템이 자극을 가한 후 뇌파를 다시 측정해 목표한 효과가 나타났는지 확인해요. 효과가 아직 나타나지 않으면 자극을 다시 조정하는 거죠.
이 방식은 현재 수면 외에도 치매 예방, 인지기능 개선 등 보다 광범위한 정신건강 분야로 적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어요. 개인 맞춤형 뇌파 자극 기술은 정신질환 치료뿐 아니라 다양한 신경과학 연구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할 가능성이 큽니다.
저희는 앞으로 웰니스 시장에서 안정적인 성장 모델을 구축하고, 보다 고도화된 임상 연구를 통해 의학적 효과를 입증하며 의료기기 승인까지 획득하는 것이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