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법칙, 채용이든 연애든 일단 37명은 걸러보자
누구나 일을 하며 기쁨과 슬픔을 느낀다. 일을 통해 성장 중인 우리 시대 스마트 워커를 위한 가이드.
회자정리(會者定離), 거자필반(去者必返).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는 법, 조직이라는 생물도 예외는 아니다. 누군가 들어오면 누군가는 나간다. 리더라면 이 과정에서 깊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최근 KMJ도 사람을 뽑아야해서 지원서 더미를 넘기며 그런 생각에 잠겼다. “이 친구, 잘할까? 아니야, 아직 더 좋은 사람이 있을지도…”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이건 연애 때랑 똑같다. 연애 초반, 사람 보는 눈이 없을 땐 그냥 다 좋아 보인다. 그러다 세 번째쯤 연애부터 슬슬 기준이 생기기 시작한다. “착한 건 좋은데 말이 너무 없어.”, “센스는 있는데 정리는 안 해…” 그리고 그렇게 기준만 쌓이다 보면, 결국 결혼은 못 하게 된다.
채용도 마찬가지다. 지원자가 오면 반갑고 설레고, 마음이 간다. “이 사람이라면!” 싶다가도, 다음 날 괜찮은 이력서가 또 들어오면 “면접 한 명만 더 봐볼까…”로 마음이 바뀐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 사람도, 또 그 다음 사람도 다 뭔가 하나씩은 부족하다는 거다. 그리고 결국, “아무도 못 뽑았다.”는 불행한 결말이 찾아온다.
이럴 땐 수학이 답이다. KMJ가 '대화하는 책장'이라는 유튜브 콘텐츠로 소개한 <알고리즘, 인생을 계산하다>에 따르면, 100명을 만나야 할 상황이라면 처음 37명을 무조건 탈락시켜야 한다. 이 구간은 관찰과 학습의 시간이다. 그리고 그 다음부터는, 지금까지 본 사람 중 최고다 싶으면 바로 ‘고백’… 아니, ‘오퍼’를 날리는 것이 성공 확률을 가장 높여주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이게 바로 ‘37% 법칙’. 이름만 들으면 무슨 공기업 채용 커트라인 같지만, 사실은 연애, 채용, 집 구하기, 인생의 온갖 선택에 적용되는 고급 수학이다. 이 법칙을 채용에 적용하면 꽤 유용하다. 예를 들어 이력서가 30개쯤 들어온다고 예상하면, 처음 10개 정도는 “테스트다”라고 스스로에게 말해둔다. 이상하게 마음이 편해진다. 막연하던 기준이 생기고, 객관적인 안목이 생긴다. 면접도 마찬가지다. 한 10명쯤 볼 생각이라면, 처음 3명 정도를 커뮤니케이션 감각, 질문에 답하는 태도, 눈빛의 진심 등을 파악하며 기준을 만드는 데 쓰자. 그리고 기준이 생기면 그다음부턴 판단이 훨씬 쉬워진다.
누군가 기준을 넘었다? 바로 ‘좋아요’를 눌러야 한다. 물론 현실에서 100명 중 37명까지 보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이건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마인드셋의 문제다. 중요한 건 ‘기준을 만들고’, ‘기준을 넘으면 바로 결정하는 용기’다. 더 기다리다 놓치는 일은, 생각보다 자주 일어난다. 그리고 반대로 여기서 우리가 가장 자주 하는 실수 중 하나는, 급한 마음에 기준도 없이 빠르게 뽑는 것이다. 그건 1도 못 고르다가, 갑자기 아무거나 고르는 꼴이다. 생각해보면 조직이 진짜 원하는 건 완성된 인재가 아니라, 함께 성장할 사람이다. 우리 조직에서 진짜 빛나는 건, 누군가의 이력서도, 포트폴리오도 아니다. 호흡과 적응력, 그리고 서로를 믿을 수 있는 감각이다. 그러니 다음 면접이든 소개팅이든, 마음속에 숫자 하나만 새겨두자. 37%.
최고를 찾으려다, 아무도 못 고르는 일이 없도록. 어쩌면 지금 당신 앞에 있는 바로 그 사람이, 당신의 38번째일 수도 있으니까.
신승호
코리아메타버스저널 발행인.
콘텐츠, 플랫폼, 네트워크, 디바이스(CPND)를 아우르는 혁신적인 브랜드 구축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전 와디즈 및 쏘카 CMO, Daum 브랜드 마케팅 총괄, Mnet 편성 PD, Dentsu AE 등으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XR·AI 기반 몰입형 내러티브 전략과 메타버스 콘텐츠 생태계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