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주가 5배 상승 상승, PER 520배

팔란티어 (이미지=EPA 연합뉴스)
팔란티어 (이미지=EPA 연합뉴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인공지능(AI) 기반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기업 팔란티어(Palantir)가 미국 기술기업 시가총액 상위 10위권에 진입했다. 최근 급등한 주가를 바탕으로 시총이 크게 늘었지만, 실적과 수익성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평가라는 지적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8일(현지 시간) 뉴욕증시에서 팔란티어 주가는 전날보다 7.85% 오른 119.15달러에 마감했다. CNBC에 따르면 이로 인해 시가총액은 2,810억 달러(약 395조 원)로 상승하며 세일즈포스(2,680억 달러)를 제치고 미국 기술기업 가운데 10위 자리에 올랐다. 이는 국내 대표 정보기술 기업인 삼성전자(약 2,594억 달러)의 시총을 넘어선 수준이다.

팔란티어의 주가는 최근 1년간 5배 이상 폭등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아왔다. 올해 들어서만도 58% 상승해 시스코와 IBM 등 전통 IT 기업들을 앞질렀다. 다른 기술기업들이 경기 둔화와 관세 불확실성 등의 영향으로 주춤하는 가운데, 팔란티어는 미국 정부와의 AI 관련 대규모 계약을 바탕으로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1분기 실적에서 정부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한 3억 7,3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이 가운데는 미 육군과의 1억 7,800만 달러 규모 계약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전체 매출 규모는 여전히 크지 않다. 예컨대, 같은 소프트웨어 분야의 세일즈포스는 팔란티어보다 1년 매출이 10배 이상 많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 같은 점을 들어 팔란티어의 높은 밸류에이션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현재 팔란티어의 주가수익비율(PER)은 과거 수익 기준 520배, 미래 수익 기준 200배에 이르며, 이는 상위 10개 기술기업 평균(각각 58배, 37.5배)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매출 대비 시총 비율도 평균 10.2배에 비해 약 90배에 달한다.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분석가 브렌트 틸은 “팔란티어의 펀더멘털은 나쁘지 않지만, 현 시점의 주가는 너무 고평가돼 있다”며 매도 의견을 제시했다. 실제로 1분기 실적 발표 직후인 지난 6일, 팔란티어 주가는 12% 이상 급락하기도 했다.

매출은 시장 기대치를 상회했지만, 해외 민간 부문 성장세가 둔화된 데 따른 불안 심리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또한 높아진 기대치 자체가 오히려 주가에 부담이 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2003년 페이팔 공동창업자인 피터 틸과 CEO 알렉스 카프 등이 설립한 팔란티어는 오랜 기간 정부 프로젝트 중심의 매출 구조를 유지해왔으며, 최근에는 민간 시장에서도 AI 수요 확대를 노리고 있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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