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벳·아마존·MS·메타, AI 기술 주도권 확보에 역대급 투자 강행… “과소투자가 더 위험”

구글 모회사 알파벳 CEO 순다르 피차이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2025년, 미국을 대표하는 4대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기술 주도권 확보를 위한 투자 경쟁에 본격 돌입했다. 알파벳(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페이스북 모회사)는 올해 AI 및 클라우드 인프라에만 총 3,200억 달러(약 448조 원) 이상을 투입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AI 인프라 거품론을 제기하며 일부 기업이 투자를 재검토하기도 했지만, 올해 1분기 실적에서 AI와 클라우드 부문이 핵심 성장동력으로 부상하면서, 오히려 빅테크의 투자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각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이러한 공격적 행보에 대한 명확한 메시지를 내놨다.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CEO는 2024년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우리는 과잉투자 중일 수도 있다. 하지만 과소투자 위험은 훨씬 더 크다”고 강조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또한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과잉투자하지 않으면 향후 10~15년 간 가장 중요한 기술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가장 공격적인 투자 계획을 밝힌 곳은 아마존이다. 앤디 재시 CEO는 “지금은 일생에 한 번 있을 사업 기회”라고 표현하며, 전년 대비 20.5% 증가한 1,000억 달러(약 140조 원)를 AI 및 클라우드 인프라에 집중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대부분의 투자는 아마존웹서비스(AWS)의 AI 역량 강화에 쓰일 예정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애저(Azure) 클라우드 관련 매출이 전년 대비 33% 증가했다고 밝히며, AI 인프라 구축에 총 800억 달러(약 112조 원)를 배정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MS는 데이터센터 투자 거품론으로 인해 일부 계획을 연기하거나 축소한 바 있지만, 이번 실적 호조로 재확장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알파벳도 올해 750억 달러(약 105조 원)를 기술 인프라에 투자할 계획이다. CFO 아나트 아시케나지는 해당 지출이 서버, 데이터센터 구축, 네트워킹 등 핵심 인프라에 집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타는 기존 투자 계획을 상향 조정해 올해 640억~720억 달러를 AI 인프라에 투입한다. 메타는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16%, 주당순이익(EPS)은 35% 증가하는 등 강한 실적을 기록하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와 함께 일론 머스크의 AI 기업인 xAI도 세계 최대 데이터센터 ‘콜로서스’를 확장하기 위해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인근에 약 9만 3,000㎡ 규모의 부지를 추가 매입했으며, 미국 애틀랜타에는 약 7억 달러 규모의 두 번째 데이터센터를 새로 건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AI 기술 주도권을 놓고 벌이는 글로벌 경쟁에서 보수적인 접근은 오히려 도태로 이어질 수 있다”며 “과잉투자라 하더라도 시장을 선도하는 것이 더 나은 전략이라는 판단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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