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융당국은 '버블 경고', 빅테크는 '산업 성장기'로 평가
국제통화기금(IMF)과 영란은행(Bank of England, BOE)이 인공지능(AI) 열풍으로 글로벌 증시가 과열되고 있다며, 시장의 낙관 심리를 경계해야 한다고 잇따라 경고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Kristalina georgieva) IMF 총재는 8일(현지시간) "AI의 생산성 향상 잠재력에 대한 높은 기대치는 언제든 급반전될 수 있으며, 이는 주가 급락과 함께 세계 경제에 타격을 주게 될 것"이라며 "현재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은 25년 전 닷컴 버블 수준"이라고 말했다.
영란은행 금융정책위원회(FPC, Financial Policy Committee)도 같은 날 공개한 회의록을 통해 급격한 시장 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어 "현재 S&P 500 대형주 지수의 1년 선행 PER(주가수익비율)은 25배로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며 "2000년대 닷컴 버블 때보다는 낮지만 여전히 고평가 구간에 있다"고 평가했다.
젠슨 황, "현재의 AI 붐, 닷컴버블때와 완전히 달라"
그러나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AI 거품론을 일축하며 현재 인공지능 산업의 투자 흐름은 닷컴 버블 때와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반박했다.
젠슨 황은 9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닷컴 버블 당시 펫츠닷컴(pets.com), 호스피털닷컴(hospital.com) 등의 기업들이 있었고, 전체 IT 기업 시가총액을 모두 합쳐도 300~400억 달러 수준에 불과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업 모델이 불분명하고 인터넷 트래픽만으로 높은 기업가치를 받았던 때와는 달리 현재는 실제 매출과 이익을 내는 기업들이 인공지능 산업을 리드하고 있다"며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 등 하이퍼스케일러들은 이미 2.5조 달러 규모의 사업을 운영 중이며, 이에 대한 자본 투자(CAPEX)도 5,000억 달러에 이른다"고 강조했다.
그는 "닷컴 버블은 '아이디어의 거품'이었지만, 이번 AI 붐은 실물 인프라와 수익 모델이 뒷받침된 산업적 전환기"라며 AI 거품론에 대해 반박했다.
베이조스, "AI 거품? 터지면 오히려 좋아"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는 지난 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이탈리안 테크 위크' 행사에서 "현재 AI 산업은 일종의 '산업적 거품(Industrial Bubble)' 현상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산업적 거품을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면서 "거품이 가라앉고 나면 진짜 승자들이 가려지게 되며, 그들의 발명으로 사회가 혜택을 얻게 된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인공지능이 생산성 향상, 비용 절감, 삶의 질 개선을 이끌며 '풍요의 시대'를 열 것이라는 업계의 주장을 대변했다.
"AI 낙관론, 결국 냉각기에 직면하게 될 것"... 월가의 경고
월가에서는 AI 낙관론에 여전히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는 같은 '이탈리아 테크 위크' 행사에서 "투자자들은 시장 활황기에 긍정적인 측면에 집중하는 반면, 다양한 리스크는 과소평가한다"며 "AI 시장에 많은 자본이 투입되겠지만, 대다수는 수익을 내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 시장은 조정과 검증의 과정을 거칠 것이며, 이번 상승장이 얼마나 지속되는지에 따라 그 충격의 강도도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Horizon 객원기자 911019h@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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