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 과열, 나스닥 조정 불러… ‘누군가 엄청난 손해 볼 것’ 경고

샘 올트먼 오픈AI CEO  사진=연합뉴스
샘 올트먼 오픈AI CEO  사진=연합뉴스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AI 산업의 과도한 투자 열기를 두고 “닷컴 버블의 재현 가능성이 있다”며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알트먼은 “지금 AI 투자자들은 지나치게 들떠 있고, 버블이 커지면 모두 심각한 손해를 입게 될 것”이라며 AI 산업 전반에 경각심을 촉구했다.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미국 현지 저널리스트들과의 비공식 만찬 자리에서 나왔으며, 이후 CNBC, 파이낸셜타임스(FT) 등 복수의 외신 보도를 통해 확산됐다.

기술 없는 스타트업에도 수십억 투자… “AI 광풍의 그늘”

올트먼은 기술 기반이 충분하지 않은 스타트업조차 막대한 자금을 유치하는 현실을 지적하며, 이는 분명한 버블의 징후라고 강조했다. “버블이란, 사람들이 ‘진짜’이긴 하지만 아직 검증되지 않은 무언가에 대해 지나치게 들떠 있을 때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AI 투자 과열 양상이 2000년 초반 닷컴 버블과 매우 유사하다고도 지적했다. “닷컴 시대에도 기술은 분명 존재했지만, 수익성과 무관하게 기업 가치가 부풀려졌다. 그리고 그 대가는 처참했다.”

나스닥·AI 중심 주가 급락… 시장은 즉각 반응

올트먼의 발언이 보도된 직후, 미국 기술주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1.4% 하락했고, 엔비디아(-3.5%), 팔란티어(-9.4%), 암홀딩스(-5%) 등 대표적인 AI 수혜주는 급락을 면치 못했다. 국내 증시 역시 이튿날 영향을 받으며 코스피는 1% 이상 하락하다 진정되며, 0.6% 하락으로 마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올트먼의 발언이 단순한 CEO의 개인적 의견을 넘어, “AI 붐이 지나치게 과열됐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올트먼만의 경고 아냐… 글로벌 리더들 ‘버블 가능성’ 동조

올트먼 외에도, 최근 AI 거품 가능성에 대해 비슷한 우려를 표한 인물은 적지 않다. 조 차이 알리바바 공동창업자,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 회장, 토르스텐 슬록 아폴로 수석 이코노미스트 등 세계 경제·기술 분야 리더들도 “현재 AI 주도 기업의 시가총액은 비정상적으로 고평가되어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슬록은 “현재 S&P500 상위 10개 기술기업의 주가는 1990년대 닷컴 버블 당시보다 더 위험한 수준에 근접해 있다”고 경고했다.

기술의 미래는 여전히 낙관… “버블, 그러나 끝은 아니다”

한편, 올트먼은 AI 산업의 장기적 전망까지 부정한 것은 아니다. 그는 최근에도 초거대 AI 모델 훈련을 위한 데이터센터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을 밝히며, “AI는 여전히 세상을 바꿀 기술이며, 다만 지금은 그 가치를 조정할 시기”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알트먼의 시각이 “버블 속 진실을 짚는 균형 잡힌 발언”이라며, 시장의 과열을 식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평가했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

관련기사
저작권자 © KMJ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