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소방청과 순직 소방관 AI 목소리 복원 프로젝트
소방청이 공개한 영상 한 편이 감동을 넘어 기술의 의미까지 되새기게 하며 뜨거운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소방관 부모님들이 기내식 먹다가 눈물 쏟은 사연’이라는 제목의 이 영상은 지난 15일 소방청 공식 유튜브와 SNS를 통해 소개됐다.
이번 영상은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일본 사가현으로 떠난 ‘순직 소방관 유가족 마음치유 여행’ 중 기내에서 벌어진 특별한 순간을 담고 있다. 3박 4일 일정에 참여한 10가족 17명 가운데는 지난해 1월 경북 문경에서 화재 진압 중 순직한 고(故) 김수광 소방장의 부모님도 포함됐다.
여정의 첫 시작부터 뜻깊은 장면이 마련됐다. 일본으로 향하는 항공기 안에서 승객 안내방송이 끝난 뒤, 순직 소방관의 목소리를 복원한 음성 편지가 기내에 울려 퍼졌다. “엄마! 아빠! 잘 지내셨어요? 저 수광이예요”라는 인사와 함께 시작된 이 편지는 유족과 탑승객의 눈시울을 적셨다.
이 음성은 LG유플러스의 인공지능 음성합성 기술을 통해 구현된 것이다. 고인의 생전 음성 데이터를 바탕으로 AI가 목소리의 억양과 감정을 복원해냈으며, 이는 유가족에게 실제 아들의 메시지를 듣는 듯한 생생한 감동을 전했다. 음성 편지에는 자식으로서의 그리움과 유가족을 향한 따뜻한 위로가 담겼고, “보이지 않아도 저는 늘 곁에 있어요”라는 마지막 인사는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안겼다.
비행기 안에서는 부모와 유가족들이 눈물을 흘리며 손을 맞잡았고, 이를 지켜본 다른 승객들도 박수로 그들을 위로했다. 일본 공항에 도착해서는 또 하나의 뜻깊은 만남이 이어졌다. 고 김수광 소방장과 함께 근무했던 양영수 소방경(경북소방본부 구미소방서 옥계119안전센터장)이 우연히 같은 항공편에 탑승해, 유가족들과 포옹하며 함께 눈물을 흘렸다.
이번 프로젝트는 2023년부터 소방청이 티웨이항공, 유가족 비영리법인 ‘소방가족희망나눔’과 함께 진행해온 ‘순직자 부모님 마음치유 여행’의 일환이다. 같은 아픔을 가진 이들이 서로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연대하며 상처를 치유할 수 있도록 돕는 취지로 마련됐다.
영상은 큰 반향을 일으켰고, 댓글에는 “기술은 이런 데 쓰라고 있는 것”, “엄마! 아빠! 하자마자 눈물이 났다”, “다시 한번 소방관님들의 희생을 생각하게 된다” 등 진심 어린 공감이 이어졌다.
소방청은 6월 중, 이번 여정의 전체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상 ‘2025 눈부신 외출’을 유튜브 채널 ‘소방청TV’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AI 기술이 전한 목소리, 그 너머에 담긴 진심은 오늘을 살아가는 많은 이들에게 묵직한 울림과 함께 기술의 따뜻한 가능성을 일깨워주고 있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