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누구도 원치 않는 것이 국가들 간의 무력 충돌이다. 전쟁으로 이어진 충돌은 역사적으로 수많은 인명 피해와 주요 시설 파괴를 초래해 왔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현재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매일같이 전쟁으로 인한 어려움과 고통을 겪고 있다. 전쟁 지휘관들은 “군인을 전장에 보내지 않으면서도 인명 피해를 줄일 방법이 없을까?”라는 질문에 천착해 왔고, 지난 3년간 우크라이나는 전황을 뒤바꿀 혁신적인 인공지능 기술 개발에 집중해 왔다.

그 결과, 우크라이나는 첨단 기술을 이용해 러시아의 조직적인 공격을 방어하는 데 성과를 거뒀다. 지난 5월, 러시아 Su-30 전투기 두 대가 격추된 사건의 주역은 우크라이나산 전투 시스템 ‘Magura V7’이었다. 드론이 유인 전투기를 격추한 첫 사례로 평가되며, 인공지능 기반 정찰‧타격 시스템의 실전 효과가 입증됐다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가 크다.

Magura V7
Magura V7

Gogol-M, 현재 전쟁의 양상을 바꿔놓다

《The Guardian》의 지난 6월 25일자 기사(“Killing machines: how Russia and Ukraine’s race to perfect deadly pilotless drones could harm us all”)는 6월 초 우크라이나의 대규모 인공지능 공습을 조명했다.

‘Gogol-M’은 날개 폭 약 6 m의 고정익 항공 드론으로, 200 km 떨어진 러시아 공군기지까지 침투해 자율적으로 지상 목표를 탐지‧조준한다. 이후 날개 아래에 매단 자폭 드론을 분리‧발사해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했다.

Gogol-M
Gogol-M

스파이더웹 작전이라 불리는 이 공습은 전쟁 양상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았다. 우크라이나는 드론 조종사 부족, 러시아의 전자 교란(EW) 대응으로 인해 새로운 무기 체계 개발이 절실했다. 이에 따라 고골-M이 탄생했다.

이번 작전은 자율 무기 기술의 진보를 보여 주는 상징적 사례다. 고골-M은 인간 조종 없이 비행해 표적을 식별‧공격하며, 충돌 시 폭발하도록 설계됐다. ‘터미널 가이던스(terminal guidance)’ 소프트웨어는 러시아 전파 교란을 무력화해 드론이 목적지에 도달하도록 돕는다.

BBC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미하일로 페도로우 부총리는 “드론이 목표 우선순위를 이해하고 학습해야 한다”며, 자율 비행 능력 향상을 위해 지속적으로 개발을 이어 가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이 주목하는 기술 중 하나는 ‘스웜(swarm)’이다. 이는 포식자 무리가 사냥감을 동시에 추적해 도망 경로를 차단하는 방식을 모방한다. 결과적으로 현대 전장의 교리는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다.

달라지는 전쟁 기술, 이에 적응하는 인간

기술 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전장에서 병사들이 받는 영향에 대한 이해도 중요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기술 개발에 힘쓰는 동안 러시아도 손을 놓고 있지 않았다.

지난 5월 BBC 보도에 따르면, 양측은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광섬유 드론 생산을 가속화하고 있다. 무선 주파수를 사용하는 드론이 전자전에 취약해지자, 케이블을 통해 영상‧조종 신호를 주고받는 광섬유 드론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이 드론은 전자전 시스템에 무력화되지 않으며 낮은 고도로 침투해 건물 내부까지 탐지할 수 있다.

현장 투입된 광섬유 드론
현장 투입된 광섬유 드론

물론 단점도 있다. 일반 드론보다 느리고, 케이블이 나무에 엉킬 위험이 있다. 그러나 러시아의 적극적 운용으로 우크라이나 병력이 이동 시 발각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워졌다고 BBC는 전했다.

제5강습여단 정찰부대 주임원사 올레스는 “적에게 들키면 AI의 무차별 공습으로 ‘삶의 마지막 몇 시간을 살게 될 수도 있다’”며 극도로 발전한 살상 기술의 위협을 경고했다.

justin 칼럼니스트  parkhyunjun112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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