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 개편 위해 오픈AI·앤트로픽 모델 애플 서버에서 테스트 중

애플이 음성비서 시리를 전면 개편하기 위해 생성형 인공지능(AI) 업계의 두 거물, 오픈AI와 앤트로픽과(Anthropic)의 협력 가능성을 전격 검토하고 있다. 이는 오랜 기간 자체 AI 모델 개발에 어려움을 겪어온 애플이, 외부 기술을 통해 차세대 시리를 완성하려는 전략 전환의 신호로 해석된다.

미국 경제 매체 블룸버그는 지난 30일(현지시간), 애플이 자사의 프라이빗 클라우드 인프라에서 오픈AI와 앤트로픽의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테스트하는 중이라고 보도했다. 

애플 로고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애플 로고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애플, 클라우드 기반 테스트 착수… 외부 LLM에 손 내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은 오픈AI와 앤트로픽 양사에 자사 서버에서 실행 가능한 LLM 버전을 요청했고, 현재 두 회사는 이를 애플의 클라우드 인프라에서 테스트 훈련 중이다. 애플은 내부적으로도 자체 LLM 프로젝트인 ‘LLM 시리’를 병행 개발 중이지만, 오랜 지연과 기술적 한계로 인해 외부 협력 방안이 본격 추진되고 있다.

성능은 앤트로픽, 하지만 가격은 부담… 오픈AI와 저울질

애플은 여러 차례 테스트를 거친 결과, 앤트로픽의 LLM이 시리와 가장 잘 맞는다는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문제는 비용이다. 블룸버그는 앤트로픽이 연간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사용료를 요구하며, 사용량이 늘수록 비용이 급증하는 요율 체계를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이로 인해 애플은 오픈AI와의 협력도 병행 고려 중이며, 최종 협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2026년 iOS 27서 ‘LLM 시리’ 출격… 내부 반발도 변수

애플은 오는 가을 iOS 26에서 일부 개인화된 시리 기능을 먼저 공개하고, 2026년 iOS 27에서 본격적인 LLM 기반 시리를 공개할 계획이다. ‘시리 2.0’ 시대가 2026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내부 상황은 복잡하다. 마크 거먼 기자에 따르면, 애플 내부 파운데이션 모델 팀은 외부 모델 사용 결정에 강한 반감을 갖고 있으며, 사기가 저하된 상태다. 내부 개발팀 입장에서는 자사의 AI 기술 리더십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를 포함한 외신들은, 애플이 이번 협력을 통해 최신 생성형 AI 기능을 단기적으로 확보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자체 모델 역량을 끌어올리는 이중 전략을 취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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