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럼프, AI 주도권 선언…“적국 알고리즘에 지배 안 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월 23일, 미국이 인공지능(AI) 경쟁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공식 선언했다. 그는 AI를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전략 기술로 규정하며, 외국의 알고리즘에 미국 시민들이 통제당하는 사태는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실리콘밸리의 창의력과 미국의 천재성을 미국 AI 기술의 핵심 자산으로 강조했다.
AI 인프라·수출·이념 개입 방지…행정명령 3건 서명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 직후 AI 관련 3건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첫 번째는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 설립 시 연방정부의 허가 절차를 신속하게 처리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두 번째는 미국 AI 기술의 수출을 촉진해 우방국과의 기술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AI 모델 개발 시 진보 성향의 이념 편향을 배제하고, 연방 조달계약에서 중립적 기준을 적용하도록 했다.
‘AI 행동계획’ 본격 시동…90개 연방 정책으로 혁신 가속
백악관은 이날 AI 경쟁력 확보를 위한 ‘AI 행동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이 계획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 직후 지시한 행정명령에 따라 수립되었으며, 총 90개 이상의 연방 정책이 실행될 예정이다. 핵심 목표는 AI 기술 혁신 가속, 인프라 확충, 글로벌 기술 규범의 주도권 확보다. 이 계획은 AI 기술의 산업 확산과 안보 연계, 그리고 규제 완화를 동시에 추진하는 전략을 담고 있다.
“AI는 협상 대상 아냐”…中 겨냥한 패권 경쟁 본격화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AI 경쟁이 단순한 기술 경쟁이 아니라 안보 문제라고 못 박았다. 그는 AI 주도권을 확보하는 것이 미국의 과학기술 표준을 세계에 적용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메시지로 해석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향후 AI 기술 수출과 외교 전략을 통해 중국의 기술 확장을 견제하려는 움직임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美 AI 기술, 우방국에 ‘풀스택 수출’로 확산 시동
미국 상무부와 국무부는 협업을 통해 AI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 응용 애플리케이션, 표준까지 아우르는 ‘풀스택(full-stack)’ AI 수출 패키지를 개발하고 있다. 이 패키지는 미국 기술을 우방국과 동맹국에 제공해 글로벌 AI 생태계를 미국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목적을 담고 있다. 이는 기술 수출을 단순한 상업 행위가 아닌, 안보와 외교의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전략적 행보다.
보수진영 입맛 맞춘 ‘반이념 편향’ 조항 주목
AI 개발 과정에서 진보적 가치가 개입된다는 보수 진영의 우려를 반영해, 트럼프 행정부는 ‘이념적 중립성’을 정책 핵심에 포함시켰다. 연방 정부가 사용하는 AI 시스템은 진보적 문화 의제나 편향된 알고리즘을 배제해야 한다는 내용이 연방 조달지침에 명시됐다. 이는 AI를 둘러싼 정치적 이념 싸움이 미국 정부 정책에 직접 반영된 대표 사례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